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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서거/ 사상 첫 비유럽권 교황 탄생할까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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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서거/ 사상 첫 비유럽권 교황 탄생할까 관심

입력
2005.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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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기 교황 누가 되나

누가 요한 바오로 2세의 뒤를 이어 265대 교황에 오를 것인지는 가톨릭계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 전체의 큰 관심거리다. 하마평이 어느 때보다 풍성해 그만큼 누가 선출될지 점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언론이 가장 자주 거론한 후계자는 교황청 신앙교리성의 수장인 요제츠 라칭거 추기경(77·독일)이다. 요한 바오로 2세의 노선을 따라 동성애, 피임, 여성 성직자 임용 등을 강력히 반대하는 정통 보수주의자다. 교황청 내에서 ‘요한 바오로 3세’라는 별명을 얻으며 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그러나 교황선출이 추기경단 비밀회의인 ‘콘클라베’에서 철저히 비밀리에 이뤄지는 데다가 의외의 인물이 떠오르는 사례도 있어 유명 인사가 반드시 선출되는 것도 아니다. 언론에 ▦이탈리아 출신 전통 회귀론 ▦제3세계 출신 대망론 ▦젊고 혁신적인 인물 필요론 등이 제기되고 있을 뿐이다.

이탈리아 출신 중에는 교황 입원 후 퇴위 가능성을 언급해 파문을 일으켰던 안젤로 소다노(77) 교황청 국무장관, 이탈리아 최대 교구인 밀라노의 디오지니 테타만치(70) 대주교, 안젤로 스콜라(63) 베네치아 총대주교 등이 꼽힌다.

사상 처음으로 비 유럽권 교황의 탄생 가능성도 점쳐진다. 세계 가톨릭 신자 11억명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남미에 유력 후보들이 많다. 중남미 최대 가톨릭 국가인 브라질의 클라디오 흄즈(70) 상파울루 교구 대주교, 온두라스의 오스카르 안드레스 로드리게스 마라디아가(62) 추기경, 호르헤 마리오 베르호흘리오 아르헨티나 추기경, 노르베르토 리베라 카레라 멕시코 추기경 등이 그들이다. 흑인 교황이 나온다면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인 프란시스 아린제(72·나이지리아) 추기경이 1순위이다. 고드프리드 다넬스 벨기에 추기경, 크리스토프 쉰보른 오스트리아 추기경 등도 기대를 모으고 있으며 아시아에서는 이반 디아스(69) 인도 뭄바이 대주교가 거론된다.

로이터 통신은 "추기경들이 신자들에게 정신적 평온함을 줄 ‘목자적 인물’을 택할 지, 강한 카리스마의 개혁주의자를 택할 지가 관심"이라고 지적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 새 교황 선출 ‘콘클라베’ 어떻게/ ⅔득표자 나올 때까지 무기한 투표

교황은 추기경단 선거회의로 번역되는 콘클라베(Conclave)에서 선출된다. 콘클라베는 ‘열쇠로 잠근다’는 뜻으로 교황이 서거한 지 15~20일 이내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에서 세계의 추기경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다. 80세를 넘은 추기경은 참여할 수 없어 참가 대상은 180여명의 추기경 가운데 117명이다.

추기경단 의장인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은 3일 콘클라베 소집을 통보했으며, 4일 예비모임이 개최된다. 이 같은 선출절차는 ‘주님의 양떼들’로 불리는 교황령의 규정에 따라 진행된다.

한번 콘클라베에 들어간 추기경들은 새 교황이 선출될 때까지 외부접촉이 완전히 금지된다. 시스티나 성당의 청동문은 봉쇄되고 다른 문과 창문도 납으로 봉인된다. 요리사 1명과 몇 명의 수녀 만이 지원업무를 맡는다.

투표는 이른바 ‘교황식 선출방식’으로 진행된다. 사전에 입후보하거나 추천된 후보는 없고, 3분의 2 이상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계속된다. 첫 3일간 투표에서 교황이 선출되지 않으면 최대 1일간 비공식 토의를 한 뒤 다시 7차례 투표에 들어가며, 이후 같은 절차가 반복된다. 추기경들은 자신에게 투표할 수 없고, 자신에게 지지를 호소하면 제명된다. 투표에서 교황이 결정되지 않으면 투표용지를 화공약품을 섞어 태워서 검은 연기가 나도록 한다. 교황이 선출되면 투표용지만 태워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는 흰 연기가 난다.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도들이 환호를 하게 되는 순간이다.

교황으로 선출된 추기경은 수락여부와 자신에게 부여될 칭호에 대해 질문을 받는다. 이 절차가 마무리되면 추기경단 의장은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주랑에 올라 새 교황의 이름을 발표한다. 새 교황은 흰 제의를 입고 군중 앞에 나타나 ‘우르비 엣 오르비(Urbi et Orbi)’라고 말한다. ‘바티칸 시와 전 세계에게’라는 뜻으로 교황이 세계를 향해 베푸는 첫 축복이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 한국, 선출권 없어/ 83세 金추기경 제한 걸려

한국 천주교계에는 1969년 서임된 김수환 추기경이 있으나 83세의 고령이어서 이번에 교황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오래 전부터 한국 가톨릭 교계에서는 400만명 신자에 달하는 교세에 걸맞게 새로운 추기경이 서임돼 복수 추기경 체제를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반면 일본은 신자가 100만명 수준에 불과한 데도 추기경 두 명을 보유하고 있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 장례식 어떻게/ 선종 나흘째 장례식 열릴 듯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식은 이르면 선종한 뒤 나흘째인 6일에 치러질 전망이다. 교황 선종 때 가톨릭교회는 노벰디알레스(Novemdiales)라는 9일간의 추도기간을 지킨다. 고대 로마의 9일장에서 이어진 전통이다. 장례를 주관하는 교황청 궁내원장 에두아르도 마르티네스 소말로 추기경(78·스페인)이 교황의 사망을 확인하면서 노벰디알레스는 이미 시작됐다.

궁내원장은 4일 오전 10시 추첨으로 뽑힌 3명의 추기경이 참가하는 특별회의를 소집, 장례 일정과 절차를 확정한다. 장례식은 별다른 사유가 없는 한 선종 후 4~6일 사이로 한다는 1996년의 교황령 ‘주님의 양떼’가 규범이다. 그래서 교황청에 밝은 이탈리아 언론들도 장례식 날짜를 놓고는 6일과 7일 이후로 엇갈리고 있다.

교황의 시신은 4일 저녁 무렵부터 성 베드로 성당 클레멘타인 예배당에서 공개된다. 장례식은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될 것으로 보인다.

어디에 안장될 지도 현재로선 예측 수준이다. 전통적으로 가장 많은 147명의 교황들이 성 베드로 성당 지하에 안장됐기 때문에 요한 바오로 2세의 안식처도 이곳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비(非)이탈리아인으로는 455년 만의 교황인 요한 바오로 2세가 고향인 폴란드에 묻히기를 희망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19세기 후반 교황의 심장을 따로 안장했던 관행을 들어 폴란드는 심장만이라도 가져오기를 바라고 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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