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4월 2일)은 ‘동화의 왕’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1805~1875)의 200 번째 생일이다. 그의 조국 덴마크 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안데르센 관련 책이 쏟아지고 각종 기념행사가 봇물을 이루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생일 축하 대열에 합류했다.
때맞춰 비룡소의 ‘안데르센 동화집’(보리스 디오도로프 그림, 김경미 옮김), 주니어파랑새의 빅북(Big Book. 21 x 29.5 ㎝) ‘안데르센 동화집’(밀로슬라프 디스만 그림, 곽노경 옮김), 한림출판사의 안데르센 명작 시리즈 전 13권 중 ‘완두콩 위에서 잔 공주님’ 등 3권(엄기원 글, 코미네 유라 등 그림)이 나왔다. 비룡소의 책은 ‘인어공주’ ‘엄지아가씨’ ‘눈의 여왕’ 세 편을, 주니어파랑새의 책은 ‘햇빛 이야기’ ‘나비’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포함해 46편을 완역한 것이다.
안데르센의 삶과 작품 세계를 돌아보는 책으로는 안나 아즈미가 쓴 ‘안데르센의 절규’(황소연 옮김, 좋은책만들기)와 울리히 존넨베르크의 ‘안데르센과 함께 코펜하겐을 산책하다’(김수은 옮김, 갑인공방)가 나왔다. 아즈미는 안데르센의 작품을 그의 성장배경에 비추어 심리적으로 분석한다. 존넨베르크는 코펜하겐에 남아있는 안데르센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춘천의 남이섬에서는 안데르센 탄생 200주년을 기리는 ‘남이섬 책나라 축제’가 22일부터 6월 30일까지 펼쳐진다. 안데르센 동화의 원화 전시, 연극·음악 공연과 영상 쇼, 동화구연 외에 어린이책 전시회, 누구나 쓰고 그리고 만드는 어린이책 워크숍 등 동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모여서 즐기는 잔치다.
덴마크는 수도 코펜하겐과 안데르센의 고향 오덴세를 중심으로 12월까지 대대적인 기념 행사를 펼친다. 오덴세의 교회들은 2일 0시 일제히 축하의 종을 울렸다. 축하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2일 밤 코펜하겐의 축구장 ‘파르켄’의 초대형 쇼. ‘옛날 옛적에’ 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이 공연은 팝 가수 티나 터너, 올리비아 뉴튼 존, 오페라 가수 르네 플레밍 등 세계적 스타들과 중국 선양서커스단, 덴마크 어린이 합창단·발레단 등 600여 명이 출연하며 전세계 10억 인구에게 TV로 방영된다.
시끌벅적한 쇼만 있는 게 아니다. 저명한 페르 노가르 등 덴마크 작곡가들이 안데르센의 동화와 시로 작곡한 관현악 신작 10편이 올 한해 내내 전세계에서 초연된다. 덴마크 오케스트라 뿐 아니라 뉴욕필 등 여러 나라 교향악단이 이들 작품을 연주한다.
1일 개막한 올해 코펜하겐 나트영화제의 핵심 주제도 안데르센이다. 안데르센의 삶과 작품에서 끌어낸 작품으로 우리나라 장선우 감독의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등 유럽과 아시아, 미국 영화 11편(1998년 작부터 2006년 개봉 예정작까지)이 15일까지 상영된다.
덴마크 밖에서도 뉴욕의 학교들이 동화쓰기 대회를 열고 호주에서는 인형극을 올리고, 그의 작품들이 스페인·독일·러시아·헝가리·일본·아랍어로 새로 번역되는 등 전세계가 떠들썩하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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