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세계은행 총재로 자리를 옮긴 폴 월포위츠의 후임으로 미국 국방부 부장관에 지명된 고든 잉글랜드(67·사진) 해군장관은 군수 기업 최고경영자 (CEO) 출신으로 해군장관과 국토안보부 부장관을 지낸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잉글랜드 장관은 메릴랜드대와 텍사스 크리스천대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후 1966년 텍사스에 근거지를 둔 군수업체 제너럴 다이내믹스에 엔지니어로 입사, 2001년 해군장관으로 지명될 때까지 35년 동안 회사 핵심 인사로 일해왔다. 그는 계열사인 컴뱃 시스템의 부회장, 록 히드의 전신인 다이내믹 포트 워스 항공사와 다이내믹 랜드 시스템사의 회장을 역임했다. 잉글랜드는 90년대 중반 기업 인수 합병 전문 컨설팅사도 직접 운영했다.
‘군수업의 대가’로 알려진 잉글랜드는 2001년 해군장관으로 기용되면서 지휘관으로서의 능력을 발휘했다. 9·11 테러 직후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국내안보 강화를 명분으로 신설한 국토안보부 부장관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2003년 말 다시 해군장관으로 복귀, 미 역사상 해군장관을 두 번 맡는 진기록을 세웠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후에는 관타나모 해군기지 구금지 신병 검토 책임자라는 ‘민감한’ 자리를 맡아 무난히 임무를 수행해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이런 믿음으로 잉글랜드는 조달비리 의혹으로 사임한 제임스 로시 공군장관 후임으로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그의 부장관 지명도 이런 경력과 무관치 않다. 네오콘의 수장으로 장관보다 더 센 부장관이라 불렸던 월포위츠 대신 실무형 부장관을 기용, 후임 장관의 입지를 넓혀주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워싱턴에서는 럼스펠드 장관이 올 하반기 물러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럼스펠드가 퇴임을 대비해 자기 사람을 심어놓으려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