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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앨리스 - 깊이 들여다본 앨리스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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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앨리스 - 깊이 들여다본 앨리스의 나라

입력
2005.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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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5년 태어나 영국 판타지 문학의 효시가 된 루이스 캐럴(1832~1898)의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시리즈’ 등 많은 문학 작품에 영감을 주었다. 영화 ‘매트릭스’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에도 그 수학적 상상력과 환상이 끊임없이 차용되고 변주 될 만큼 널리 알려진 고전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그 속편인 ‘거울나라의 앨리스’ 합본에 마틴 가드너가 주석을 단 ‘앨리스’는 만화와 영화 그리고 수많은 축약본을 접하며 ‘앨리스’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독자들에게 그 실체를 제대로 접해보라고 권하는 책이다.

1960년 ‘주석 달린 앨리스’를 처음 출간해 많은 독자와 학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세계적인 루이스 캐럴 연구자로 자리 잡은 가드너는 90년 ‘좀더 많은 주석 달린 앨리스’를 내놓은 데 이어 2000년 ‘앨리스’ 연구 결정판으로 이 책을 완성했다.

그는 수학·퍼즐·과학 분야의 책을 저술하며 쌓아올린 백과사전적 지식을 바탕으로 동화의 원문 옆에 캐럴의 삶과 예술 그리고 앨리스가 여러 문학 작품에 미친 영향을 꼼꼼히 해설한다. 작은 구멍에 맞춰 앨리스가 자꾸만 작아지는 장면은 영국 시인 T.S. 엘리어트에게 창작의 자양분을 제공하였고, ‘멋진 신세계’로 유명한 소설가 올더스 헉슬리가 1928년 ‘까마귀와 책상’이란 글을 발표하는데도 모티프가 되었다고 말한다.

432쪽의 약간은 부담스러운 부피지만 원작 속에 교묘히 감춰진 수학적 수수께끼와 말장난을 철저히 해부한 점이 어른 독자들에게 지적 즐거움을 줄 만하다. 존 테니얼의 원본 삽화에다가 최근에 발견된 그의 연필 스케치까지 곁들여져 흥미를 더한다. ‘앨리스 깊이 읽기’라는 책 표지의 작은 ‘꼬리표’가 무색하지 않다. 좌우 작은 글자로 배치시킨 주석부분을 빼고 접하면 원작 그대로의 맛을 느낄 수 있어 어린 아이가 읽어도 무리가 없는 책이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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