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일 자폐증을 앓는 청년이 마라톤 풀 코스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말아톤’의 실제 주인공 배형진(22)씨를 청와대 상춘재로 초청, 점심을 함께 했다.
이날 만남은 어머니 박미경씨가 노 대통령에게 이메일로 면담을 요청해 이뤄졌다. 이 자리에는 배씨의 초등학교 담임 교사, 배씨가 다니는 회사 사장 등도 함께 했다.
노 대통령은 배씨에게 "백만 불짜리 다리를 좀 보자"면서 다리를 직접 만져 보고는 "마라톤을 잘 하는 다리는 너무 굵지 않아도 되는군요"라고 말했다. 배씨 어머니가 "형진이 다리는?" "형진이 몸매는?" 하고 질문하자 배씨는 "백만 불짜리" "끝내줘요"라고 답했다. 노 대통령은 "영화와 똑같다"고 했다.
점심 메뉴는 배씨가 마라톤 후 주로 먹는 자장면 등 중국 음식이었다. 배씨는 영화에선 젓가락을 잘 못 쓰는 것으로 나오지만 왼손으로 능숙하게 젓가락질을 했다. 청와대 이원덕 사회정책수석은 "영국 총리가 왔을 때 상춘재에서 오찬을 했으므로 형진이도 국가원수급"이라며 격려했다.
어머니 박씨가 장애아동을 둔 가정의 어려움을 이야기하자 노 대통령은 "선진사회가 되려면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가정적 장애를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한다"며 장애인 정책을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