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를 코앞에 둔 1일에도 열린우리당은 재선거가 실시될 충남지역 2곳의 전략공천 문제로 온종일 어수선했다. 1기 중앙위원회가 이날 마지막 회의에서 충남 아산 후보로 이명수 전 충남 부지사의 전략 공천을 확정하자 지역 당원 3,000여명은 곧바로 탈당성명을 발표하며 강력 반발했다.
당 지도부가 당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아산에 이어 공주·연기에 대해서도 전략공천을 적극 검토중인 것은 심상치 않은 충청권 민심 때문. 충청권의 상당수 의원들은 전략공천의 불가피성을 인정하고 있다. 행정도시특별법에 대한 호응이 예상보다 낮은데다 재선거에서 패배하면 아직은 미미한 신당기류가 태풍으로 돌변할 것이기 때문에 당선 가능한 후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초선 의원은 "이번에 신당풍(風)을 잠재우지 못하면 내년 지방선거와 차기 대선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초선 의원은 "정치권에서 신당과 보수연대 얘기가 나오면서 ‘우리당이 해준 게 뭐냐’는 비판이 적지 않다"며 "우리당이 충청민심을 대변한다는 점을 보여주려면 주민 지지가 높은 후보를 내놓아야 한다"고 거들었다.
충청권 의원들의 감(感)은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지난달 29일 조사를 보면 우리당 지지도(28.6%)는 2주 전에 비해 2.4% 올랐지만 충청권(26.9%)에서는 4.6%나 떨어졌다. 같은 기간 한나라당 지지도(23.1%→15.9%)의 하락 폭이 더 컸지만, ‘지지정당이 없다’는 대답이 전국 평균(25.3%)보다 10%나 높아 ‘중부권 신당’의 여지가 그만큼 큰 편이다. 실제로 지난달 15일 조사에서는 지역민심을 대변할 정당의 필요성에 대해 주민의 45.0%가 동의했고, 특히 우리당의 주요 지지층인 20대에서는 그 비율이 71.4%에 달했다.
한귀영 연구원은 "단순 지지도만 놓고 보면 우리당이 분명 우세하지만 신당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히 높다"고 분석했다.
미디어리서치 김지연 사회여론조사본부장도 "실체도 없는 신당에 대한 지지도가 15~16%로 한나라당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행정도시특별법에 대한 비판여론과 심 지사의 높은 인기 등으로 신당에 대한 기대감이 만만치 않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런 위기감에도 불구하고 우리당 내부의 논란은 쉽게 가라앉기 어려워 보인다. 당 홈페이지의 게시판에는 "신당풍은 전략공천을 위해 과장됐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고, 지도부 책임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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