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 악화로 지루한 조정이 이어질 것이다. 다만, 조정 폭은 깊지 않을 것이며, 일부 실적 호전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의 4월 증시 전망이다.
31일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신흥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의 동반 이탈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4월 종합주가지수가 900포인트 초반~1,000포인트 초반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3월 3일부터 30일까지 무려 20거래일 연속 순매도 공세를 폈다. 31일에는 비록 200억원대 순매수로 전환했지만, 당분간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추세적으로 바뀌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미래에셋증권 황영진 연구원은 "최근 아시아태평양지역 및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해외 펀드에서 증시관련 자금의 순유출 규모가 크게 증가한 데다 5월 말 대만 증시의 MSCI지수 내 비중 확대를 앞두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4월 중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산업생산지표의 전년 동월비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국내 증시에 부정적이다. 황 연구원은 그러나 "세계 경기동향을 대변하는 G7 경기선행지수가 지난해 4월 하락세로 돌아섰으나 올해 2월을 저점으로 상승 전환할 것으로 예상돼 조정 폭은 깊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SK증권도 4월 증시가 조정은 받겠지만 종합주가지수 저점은 930~950포인트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SK증권은 "연초 급등한 국제 원자재 가격이 최근 떨어져 미국의 공격적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였던 인플레이션 압력이 약해지고 있다"면서 "미 금리인상에 따라 국제 유동성이 신흥시장 증시에서 급격히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도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가가 1, 2분기 실적 우려를 선반영해 하락한 상태인데다 연기금의 이익실현 움직임도 최근 일단락된 것으로 보여 930~950포인트가 의미 있는 지지선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급락뿐 아니라 급반등 가능성도 적다는 점이다. 종합지수 950포인트 미만은 저가 매수가 가능한 영역이지만, 강한 상승 탄력을 받지 못하면 상당 기간 지지부진 한 등락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지수 관련 대형주에 대한 매수 시점은 1분기 실적을 확인한 후에 잡아도 늦지 않다는 지적이다. 대신 4월 실적시즌을 앞두고 1, 2분기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는 있어 보인다.
SK증권은 "지난해와 반대로 2분기 이후 원자재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지는 반면 하반기 정보기술(IT)경기의 회복 기대감은 높아질 것이므로 1,000포인트 달성의 주역이었던 소재주보다는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은행 등 내수 관련주, 조선주 등에 관심을 갖는 게 좋다"고 주문했다. 삼성증권도 "현 주가가 이미 대외 악재를 상당폭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가격조정보다 기간조정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며 "실적호전 및 턴어라운드 종목에 집중하라"고 말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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