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자제품이 북미 가전시장에서 선전을 하고 있지만 주요제품의 경쟁력은 여전히 일본제품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와 액정화면(LCD) TV 등 핵심가전제품은 한국이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데도 일본제품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31일 TV제품을 비교 평가한 미국 컨슈머리포트 3월호에 따르면 LCD TV의 경우 상위 1위에서 9위를 일본제품이 휩쓸었다. 소니제품이 1~3위, 6위를 차지하는 등 20위권 내에 일본제품이 13개나 올랐다. 한국 제품은 3개에 불과했다. 16위(모델명 LTP-326W)와 17위(LT-P266W)를 차지한 삼성제품과 20위(L15V36)에 오른 LG전자 미국 내 자회사인 제니스 제품이 고작이다. 세계 최대인 82인치 LCD 패널을 개발한 기술력을 가진 국가 답지 못한 제품 인지도다.
세계 최대인 102인치 패널을 개발한 PDP TV 분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1위에서 3위를 일본 소니, 도시바, 파나소닉 제품이 차지했고 후지쓰와 히타치 제품도 9위와 10위에 올랐다. 한국제품은 11위(HP-P4261)에 오른 삼성제품이 20위 권 내에서 유일하다.
화질과 음향 등 품질과 사용편의 등을 총체적으로 평가한 점수도 LCD TV의 경우 1위인 소니제품(KLV-32M1)이 60점 초반대인 반면 한국제품 중 가장 높은 16위에 오른 삼성제품(LT-P326W)은 50점 대 초반을 기록했다.
반면 프로젝션 TV분야에서는 삼성제품이 1위(HL-P5085W)와 3위(HL-P5685W), 9위(HL-P5063W)를 차지해 파나소닉(2위), 히타치(4·5·8위), JVC(7위), 도시바(10위) 등 일본제품들과 대등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밖에 일본제품이 1~4위를 싹쓸이 한 브라운관(CRT) TV와 1·2위 등 10위권 내 5개 제품을 올린 DVD레코드 분야에서도 일본제품의 경쟁력이 한국제품을 능가했다.
하지만 LG전자 제품이 1·3·8위, 삼성이 4·7·10위를 차지한 휴대폰 분야(컨슈머리포트 2월호)와 LG제품이 3·9·10위에 오른 전자레인지 분야에서는 한국제품이 일본제품을 압도했다. 냉장고 분야(컨슈머리포트 1월호)에는 경쟁하는 일본제품이 없었지만 LG제품(LRFC25750)이 20위권 내에서 유일하게 18위에 올랐다. 특히 중국 하이얼사의 제품(HTQ18JAB)이 16위에 올라 눈에 띈다.
컨슈머리포트는 미국소비자협회가 1936년부터 미국 소비자들에게 가정용품 구입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연간 500만부 이상 발행해 온 월간 잡지다.
업계에서는 "컨슈머리포트의 평가는 정밀한 기술적 차원의 제품 성능 보다는 제품의 브랜드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는 측면이 있다"며 "세계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기술우위도 중요하지만 브랜드 경쟁력을 함께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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