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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용성스님 유훈 국내외서 잇단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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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용성스님 유훈 국내외서 잇단 결실

입력
2005.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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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로 65주기를 맞는 3·1운동 민족대표 33인의 한 명인 용성(龍城·1864 ~1940) 스님. 그는 경허(鏡虛·1849~1912) 스님과 더불어 조선말 쇠미해진 선(禪)불교 중흥의 기틀을 다진 근대 한국불교의 양대 인물이었다. 경허 스님으로부터는 만공 해월 수월 한암으로 이어지는 기라성 같은 선사들이 배출됐고, 용성 스님에게서는 동산 도헌 고암 스님과 전 조계종 종정 성철 혜암 스님 등이 나왔다.

용성 스님은 선 수행을 하는 선사이면서도 드물게 현실에 적극 참여했다. 3·1운동 외에도 윤봉길 의사를 상해임시정부의 김구 주석에게 밀파하는 등 독립운동에 관여했다. 일본불교의 영향으로 대처식육(帶妻食肉)을 하는 승려들이 늘자 "아내를 두고 고기를 먹는 것을 행하여 청정한 사원을 마귀의 소굴로 만들었다"며 조선총독부에 이를 금지해 달라는 건백서를 제출하는 등 한국불교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또 의정부 망월사에서 수선결사(修禪結社)로 선풍을 진작하고, 경남 함양과 중국 옌지(延吉)에 과수원을 열어 직접 농사를 지으며 선농일치(禪農一致)의 기치를 세웠다. 찬불가를 처음 만들고, 도심에 참선포교당을 열어 서울시내에 ‘참선’이란 말이 퍼진 것도 그의 힘이었다.

그 용성 스님의 꿈이 타계한지 60여년 만에 그의 법손인 도문(道文·70·서울 우면산 대성사 조실)스님에 의해 실현되고 있다. 용성 스님은 입적할 때 제자들에게 10가지의 유훈을 남겼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불교가 전래된 가야 고구려 백제 신라 등의 초전법륜지와 석가모니가 태어나고 깨달음을 얻은 인도의 5대 불교성지를 가꾸고, 불경과 어록을 백만 권이 넘도록 유포하며, 전인류와 성불의 인연을 지으라는 것 등이었다. 수법제자인 동헌스님에 이어 지금은 손상좌인 도문 스님이 그 유훈을 하나씩 실천하고 있다.

도문 스님의 원력은 이미 국내 불교성지의 경우 상당 부분을 성역화 했다. 백제에 불교를 전한 마라난타 스님이 초당을 짓고 머물었던 우면산에 30여년간에 걸쳐 대성사를 지어 성역화를 완료했다. 아도화상이 모례장자에게 설법한 경북 구미 도개면에는 신라불교 초전기념관인 ‘아도모례원’을 지었다. 가야불교의 흔적이 남아있는 경남 창원 봉림산의 부지도 이미 매입, 봉림사를 조성할 계획이다.

석가모니가 탄생한 네팔 룸비니의 국제사원구역에는 1997년부터 한국식 사찰인 ‘대성 석가사’를 건립중이다. 4층 건물에 2,000여평 규모인 건물은 현재 4층 공사중이며, 비용이 충분히 조달되면 2007년께 완공될 전망이다. 이 곳에는 황룡사 9층탑을 본 뜬 대형 탑도 세운다. 내년부터는 석가모니가 성도한 보드가야에 사찰을 짓기로 하고 올해 안으로 부지 임차계약을 마칠 작정이다.

증조부와 부친이 용성 스님과 맺은 인연으로 그의 법맥을 잇고 유훈 실천에 힘써온 도문 스님은 "불교 성지를 가꾸는 일에 종단과 국민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스님은 인도, 네팔의 성지 가꾸기를 위해 최근 세계불교성지보존회를 창설, 인도 네팔 스님들과 협력하고 있다. 2일에는 백용성조사유훈실현후원회 주최로 용성 스님의 고향이자 기념관이 있는 전북 장수의 죽림정사에서 500여명의 스님들이 참여한 가운데 추모법회가 열린다.

남경욱기자 kwnam@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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