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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리 가보셨나요/ 부천 박물관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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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리 가보셨나요/ 부천 박물관거리

입력
2005.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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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골의 고장 부천이 박물관의 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만화, 자연, 물, 과학 등을 각각 주제로 한 전문박물관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자녀들의 산 교육장인 박물관 주변에는 놀이·체육시설을 갖춘 레포츠공원도 조성돼 있어 가족나들이 코스로도 제격이다.

◆ 부천종합운동장 일대 박물관 5곳 밀집 = 경인선(1호선) 전철 부천역에서 북쪽으로 자동차로 15분 정도 가면 부천종합운동장이 나온다. 이곳 종합운동장 1층과 주변에는 전문박물관 7곳이 몰려 있어 일대가 박물관 거리로 불린다.

2001년 10월 국내 최초로 세워진 만화박물관(500평)에는 1950년대 희귀본부터 최신간까지 1만5,000점의 만화가 갖춰져 있다. 상설전시관은 만화를 종류별, 작가별로 구분해 우리나라 만화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열람식 한쪽에는 60, 70년대 만화가게가 재현돼있다. 이곳에서 무협만화, 명랑만화를 읽으며 어린 시절의 추억을 더듬는 어른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3D 입체 애니메이션 상영관과 ‘아기공룡 둘리’ 등 만화 캐릭터를 선보이는 전시관에도 아이들이 몰려든다.

바로 옆 유럽자기박물관(150평)에서는 품격있고 예술적인 도자기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18세기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영국 프랑스 독일 덴마크 등의 자기와 유리예술품 등 900여점을 선보인다. 꽃병과 식기류, 각종 조각장식품과 크리스탈 등 다양한 자기류들이 나라별, 종류별로 전시된데다 각 작품의 기원과 흐름도가 부착돼 이곳을 한 바퀴 도는 것 자체가 ‘유럽역사기행’이다.

교육관련 유물 5,000여점이 전시된 부천교육박물관(195평)에 가면 학창시절 때의 아련한 추억들이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연통이 달린 난로 위에 양은도시락이 수북이 쌓여 있고, 낡은 의자에 앉아 귀기울이면 한쪽에 놓인 풍금이 당장이라도 소리를 낼 것 같다. 옆 전시관에는 조선시대 서당의 글방 모습이 재현돼있어 댕기머리 소년의 천자문 읽는 모습이 머리를 스친다.

국내 유일의 수석박물관(184평)에서는 국내외 수석 및 자료 2,000여점이 관람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강의 수석, 바다의 수석, 산의 수석, 다른나라의 수석 등 수석의 내역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종합운동장 옆 국궁장에 있는 활박물관(160평)의 문을 열면 말을 탄 채 활을 쏘는 신라시대 화랑도의 그림이 눈길을 끈다. 선사시대부터 최근까지의 활, 화살, 연통 등 338점이 전시되고 있다.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서울 방향으로 1㎞ 정도 가면 자연생태박물관(350평)이 관람객을 반긴다. 희귀 식물, 곤충류, 공룡화석 등 335종 7,700여점이 갖춰져 있다. 민물에 서식하는 토종 어류들이 헤엄치는 민물고기전시관, 선사시대의 각종 공룡 모형을 전시한 공룡탐험관은 늘 만원이다. 150석 규모의 영상관에서는 구연동화 형식으로 자연 다큐멘터리를 꾸민 입체영화도 상영한다. 야외동물관에서는 사슴 원숭이 염소 공작이 뛰놀고 있다.

길 건너편에는 물박물관(110평)이 자리잡고 있다. 물의 탄생과 소멸, 물 이용의 역사, 물의 소중함 등을 다양한 전시물과 영상을 통해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야외에는 측우기와 물시계를 실물 크기로 제작해 과학적 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 놀이·체육시설 갖춘 레포츠공원도 인기 = 이 거리에는 다양한 체육·놀이시설을 갖춘 부천레포츠공원(20만평)이 조성돼 있어 이용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광장에는 바이킹과 25c 높이의 번지점프대, 20인승 회전목마 등 놀이시설을 갖춘 ‘원더존’이 있다. 길가에는 10c 높이의 인공폭포가 시원한 물보라를 날리고, 뒤편에는 너비 24c 높이 13c의 인공암벽에서 로프 하나로 암벽을 오르는 암벽등반가들의 모습을 볼 수있다. 또 운동장에서는 롤러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 인라인스케이트장, 온 가족이 탈 수 있도록 개조한 자전거 등 200여대를 갖춘 자전거대여점도 이용할 수 있다.

이처럼 특색있는 박물관들과 놀이·체육시설까지 함께 자리잡은 탓에 이 거리는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이용객들이 북적인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주부 김수양(39)씨는 "초등학생 남매와 함께 한달에 두 번 정도는 이곳에 온다"며 "아이들에게 현장학습 효과가 큰 것 같다"고 귀띔했다. 회사원 김상원(45·인천 부평구 부평동)씨는 "가족들이 주로 주말에 박물관을 다니는데, 아이의 공부 집중력이 부쩍 향상된 것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부천시 문화시설팀 김미숙 주임은 "아이들의 상상력과 관찰력 발달에는 박물관 등 현장 견학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인근에 미술관과 문화센터 등이 확충되면 부천은 수도권 최고의 문화도시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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