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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해신' 독도사태 패러디…엇갈린 두 반응/ "울분 달래줘 통쾌" vs "신중치 못해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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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해신' 독도사태 패러디…엇갈린 두 반응/ "울분 달래줘 통쾌" vs "신중치 못해 실망"

입력
2005.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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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 상쾌, 통쾌했다." vs "생뚱맞은 내용에 실망했다."

장보고의 일대기를 그린 KBS 2TV 드라마 ‘해신’이 30일 해적 중달(강성필·사진 왼쪽)을 내세워 독도사태를 패러디한 것을 두고 시청자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문제의 에피소드는 중달이 자신이 지키던 섬에 침입한 왜구를 붙잡아 혼내주는 장면. 중달은 ‘독도는 우리 땅’ 노래 가사를 그대로 따 "청해진에서 동남쪽으로 뱃길 따라 이백리를 죽 가다 보면 외로운 섬 하나, 요 새들의 고향 지청도는 중달이 지키는 우리 땅이야. 그런데 또다시 넘봐야?"라고 외친 뒤 졸개들에게 "남의 구역까지 와서 설치는 이런 싸가지 없는 놈들은 도저히 용서가 안된다. 그냥 끌고 가서 맷돌을 갈아라!"라고 명령한다.

‘해신’은 또 "이곳이 당신네 섬인 줄 몰랐소"라는 왜구의 대사를 넣는가 하면, 중달이 "고코가(이곳이)"라는 일본말을 잘못(?) 알아듣고 "(니네 대장이) 고가 놈이냐? 그런 X자식을 봤나"라고 욕하는 장면도 내보냈다. 요즘 드라마에는 영화나 CF 패러디가 적잖이 등장하지만, 사극에서 현실의 문제를 이처럼 노골적으로 비틀고 꼬집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방송 직후 인터넷 게시판에 오른 시청소감은 "국민 감정을 대변해주는 듯해 시원했다" "중달 오빠 정말 짱이다. 이렇게라도 울분을 달랠 수 있어 스트레스가 확~ 날아갔다" 등 제작진의 ‘팬 서비스’를 반기는 글이 대세를 이뤘다. 또 독도와 맷돌 사진을 합성해 ‘우리 땅을 넘보면 갈아버리겠다-중달표 맷돌’이란 글귀를 적은 패러디 포스터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류모씨는 "극의 흐름과 전혀 상관없이 시류에 편승해 급조한 내용을 집어넣어 완성도를 떨어뜨렸다"고 꼬집었고, 홍모씨는 "국민의 공분을 대신 풀어주려는 제작진의 배려야 알겠지만, 공영방송 프로그램에서 이런 방식으로 타국을 비꼬고 비웃는 것은 신중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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