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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출간 독일인 페터 회쉘레 박사/ "한국에만 있는 봉함인에 매료 수백점 수집이어 책까지 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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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출간 독일인 페터 회쉘레 박사/ "한국에만 있는 봉함인에 매료 수백점 수집이어 책까지 냈죠"

입력
2005.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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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장을 뜻하는 전각(篆刻)물 가운데 봉함인(封緘印)이 있다. 뜻 그대로 우편물을 부치기 위해 봉할 때 쓴 도장이다. 불과 100여년 전까지도 이런 봉함인을 썼다. 미술품이나 서예 작품의 낙관 못지않게 예술미도 갖추고 있었다.

한국의 봉함인을 수백 점 모은 독일인이 봉함인을 유형별로 분류해 소개한 ‘한국의 봉함인’(다운샘 발행)이라는 책을 냈다. 1970년대에 8년간 주한 독일문화원 어학부장을 지낸 페터 회쉘레(68·사진) 박사가 쓴 이 책은 봉함인만 따로 분석한 드문 전각연구서이다.

김충현(金忠顯) 선생에게서 서예를, 안광석(安光碩) 선생에게서 전각을 배운 회쉘레 박사는 한국에 있는 동안 부인 헬가씨와 함께 당시 한국인들의 관심 밖이던 봉함인을 대거 수집했다. 도교와 전각예술에 관심이 깊고, 지금도 한문학 연구에 열심인 그는 "봉함인은 한국에만 있는 특별한 것"이라며 "중국이나 일본에는 이런 인장이 이렇게 많이 과거에도 없었고 현재도 없으며, 봉함인이라는 말 자체가 한국에만 있다"고 밝혔다.

회쉘레 박사는 동·서양의 도장 쓰임새 차이와 17세기부터 지금까지 국내에서 전각예술로 이름을 낸 허목(許穆) 김정희(金正喜) 정학교(丁學敎) 유한익(劉漢翼) 강진희(姜璡熙) 오세창(吳世昌) 김태석(金台錫) 등 대가들을 간략히 소개한 뒤 봉함인의 외형과 인장의 글자 내용을 집중 분석했다. 근봉(謹封) 근기(謹記) 전신(傳信) 신표(信標) 경(敬) 길어(吉語) 상신(相信) 등의 인장 글자의 형태를 사진으로 보여준 뒤 그 글자체를 고문 금문 전서 해서로는 어떻게 쓰는지, 글자에 담긴 뜻은 무엇인지도 함께 설명했다.

독일에서도 곧 나올 이 책을 먼저 번역한 이원양 한양대 교수의 말대로 "우리는 우리 문화전통을 얼마나 알고 아끼며 연구 보전하려고 노력하는가를 반성해보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책이다. 지나가듯 적었지만 "한국인들은 대부분 한국에서 개발되지 않은 것을 더 숭상하여 왔고, 현재에도 숭상하고 있다"는 회쉘레 박사의 말이 따끔하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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