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북한 축구가 이란에 완패, 탈락 위기에 몰렸다. 윤정수 감독이 이끄는 북한축구대표팀은 30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3차전에서 안영학의 자책골과 자바드 네쿠남에게 골을 허용하며 중동의 강호 이란에 0-2로 패했다. 이에 따라 홈 2연전마저 내주며 3연패를 당한 북한은 본선에 진출할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북한은 6월4일 이란과 원정 4차전을 갖는다.
배수진을 치고 경기에 나선 북한은 적극적인 공격에 나섰지만 마무리 능력이 떨어져 결정적인 한 방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북한은 33분 어이없는 자책골을 내주면서 몰리기 시작했다. 알리 카리미와 마흐다비키아를 앞세워 대등한 경기를 벌이던 이란은 행운의 선취골을 뽑아냈다. 마흐다비키아가 안영학의 파울로 얻은 30여m 프리킥을 왼발로 감아올린 볼이 안영학의 머리를 스치며 골대 오른쪽으로 빨려 들어간 것.
후반 들어 공세를 주도하던 북한은 오히려 35분 이란의 역습에 쐐기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이란의 네쿠남은 왼쪽에서 올려준 카리미의 크로스를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오른발 강슛, 네트를 갈랐다.
북한 선수들은 경기종료직전 페널티지역에서 몸싸움을 벌이다 넘어진 남성철에게 페널티킥을 주지 않는다고 김영준이 시리아 국적의 모하메드 쿠사 주심에게 거칠게 항의하는 바람에 경기가 3~4분 중단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김영준은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 당해 다음 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한편 경기장을 가득 메운 6만여 명의 관중도 북한 선수들이 심판을 밀치며 집단항의하는 동안 심판에 야유를 보냈고, 일부는 물병을 던졌다.
현지 외신들은 시합이 끝난 뒤에도 흥분한 북한 관중이 트랙 주변으로 의자와 병 등을 내던져 쿠사 주심과 선심 2명이 20분간 그라운드를 빠져나가지 못하다 안전요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도망치듯 경기장을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여동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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