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생전에 꼭 박물관을 봐야 할 텐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일제의 만행과 역사의 교훈을 되새기기 위해 추진 중인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건립이 기금부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2007년 완공을 목표로 2003년 12월부터 기금 모금을 시작했지만 전체 사업비의 10%도 모으지 못했다.
30일 정대협에 따르면 현재 모금총액은 약 2억원으로 최소 20억원에 달하는 전체 사업비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2억원 가운데 1억원은 일본군대 위안부 출신 황금주 할머니가 "다시는 우리가 겪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교육해야 한다"며 정부에서 나온 생활안정자금을 쪼개 기부한 돈이고, 같은 군 위안부 이옥금 할머니도 사재를 털어 1,500만원을 기부, 일반인들의 순수 모금액은 채 1억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정대협은 지난해 12월 박물관 건립위원회를 발족하고 강만길 상지대 총장과 이수성 전 국무총리 등 각계 명사 50여명을 공동건립위원장 등으로 위촉하면서 대대적인 홍보를 벌였으나 일반인의 관심을 끌기엔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11월 정기국회에서는 군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역사관 건립추진 촉구 대정부 결의안이 채택되기도 했지만 현재까지 정부 지원도 전무한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자 정대협은 기금 모금을 위해 교회 모임 등 다양한 소규모 행사를 직접 찾아 다니며 서명운동과 모금활동을 벌이고 있다. 정대협 관계자는 "고령의 할머니들이 박물관 건립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어 올해 안에는 사업부지를 마련해야 한다"며 "기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각계에서 호응해달라"고 말했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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