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경선(4월2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드러났듯이 문희상, 김두관 후보는 1,2위를 굳혀가는 형국이다. 반면 유시민 장영달 염동연 후보는 남은 2개의 상임중앙위원자리를 놓고 사생결단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주 유 후보의 ‘반 정동영·친 김근태’선언이 다소 역효과를 내면서 이들 ‘3중’의 순위전망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선거 막판 세가지 관전포인트를 짚어보았다.
◆ 정동영ㆍ김근태의 대리전 향배
지도부에 한 명이라도 더 자기 사람을 심으려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근태 복지부 장관의 대권전략이 노골화하면서 경선이 혼전으로 치닫고 있다. 정 장관측의 공공연한 유 후보 배제전략과 김 장관측의 개혁지도부 전략이 맞부딪혀 중위권 싸움이 예측불허다.
정 장관측은 유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문 후보와 함께 염 후보를 집중 지원하고 있다. 유 후보의 지도부 진입을 방치할 경우 눈엣가시가 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정 장관측의 한 인사는 "우리 입장에선 문희상 김두관 염동연 장영달 후보가 지도부에 들어오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문 후보의 의장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다소 느긋해진 정 장관측과 달리 김 장관측은 내심 초조한 상태다. 김 장관이 기간당원제 옹호론을 펴며 유 후보를 간접 지원한 데 이어 원내외 양 측근인 장 후보와 문용식 한반도재단 사무총장이 유 후보를 반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김 장관의 재야파 내부에선 유 후보 보다는 김 후보와 손을 잡아야 득표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다수지만 김 장관의 ‘유 후보 감싸기’ 때문에 입장 정리가 되지않고 있다. 김 장관이 최종적으로 어떤 선택을 할 지가 변수다.
◆ 유시민 선전 끝까지 갈까
경선에 대한 당 안팎의 관심도를 높였던 유 후보의 선전이 투표일까지 이어질 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선 회의론이 많다. 최근 여론조사를 봐도 하락세가 뚜렷하다. 유 후보는 한때 1위를 달리던 문 후보를 2~3%포인트 차이까지 추격했지만, 최근엔 두 자리수 이상 벌어진 3위권으로 밀렸다. ‘반 정동영’발언이 정 장관의 구 당권파 결집을 불러 역풍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 후보측도 "발언이후 지지도가 빠진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한다.
한 후보는 "인터넷만 보면 유 후보의 지지가 폭발적인 것 같지만 대의원들의 반응은 그렇지않다"고 말했다. 유 후보의 ‘돌출성향’ 때문에 그의 지도부 진입에 고개를 젓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도 그에겐 악재다. 그래서 결국은 4위로 턱걸이 해 상임중앙위원이 되거나 탈락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물론 유 후보의 단단한 지지표만으로도 3~4위는 너끈하다는 반론도 있다.
◆ 염동연이냐, 장영달이냐
염, 장 두 후보 중 누가 살아남을 지도 막판 주요 관전포인트다. 최근 조사에선 유·염·장 후보 등 3명이 중위권 다툼을 벌이고 있긴 하지만 유 후보 보다는 염, 장 두 후보가 더 절박한 게 사실이다.
주목되는 점은 염 후보의 막판 기세다. 초반에 비해 크게 치고 올라왔다는 게 중론이다. 문 후보와의 연대, 염 후보 출신지인 호남 중심의 조직표가 위력을 발휘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문 후보측은 "문·염 연대가 가시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장 후보의 뒷심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재야파의 결집이 두드러진다. 재야파 핵심 인사는 "재야파가 한명도 지도부에 들어가지 못하는데 대한 위기의식이 퍼져있다"고 결집배경을 설명했다.
일각엔 두 사람 모두 상임중앙위원이 되고, 유 후보가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다. 두 사람의 막판 상승세와 유 후보의 하락세를 결합시킨 전망이다. 2강을 뺀 나머지 두 자리의 주인이 누가될 지는 여전히 안개 속이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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