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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향방? "현대車에 물어봐"/ 환율 따라 수익 민감…외국인 投心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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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향방? "현대車에 물어봐"/ 환율 따라 수익 민감…외국인 投心 좌우

입력
2005.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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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를 주목하라.’

현대자동차가 외국인의 매도 공세로 지리한 약보합 장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 증시의 향방을 가늠할 바로미터로 떠오르고 있다. 환율 변화에 따라 수익성이 민감하게 연동하는 현대차 주가가 오르면 향후 한국 증시도 함께 오를 가능성이 크지만, 그 반대라면 전반적인 침체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논리이다.

현대차의 상징성이 부각되면서 증권사들도 앞다퉈 종목 보고서를 쏟아내고 있다. 그런데 국내 주요 증권사인 삼성증권과 외국계인 메릴린치증권이 180도 다른 의견을 제시해 주목된다.

삼성증권은 28일 일본 도요타를 꺾을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업체로 현대차를 꼽으며, ‘중립’ 의견을 접고 ‘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현대차는 도요타를 꺾을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업체이며, 지금은 기업가치가 혼다 수준으로 올라가는 시작 단계에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적정 내재가치도 14.4% 상향 조정된 6만8,300원으로 제시했다.

삼성증권은 "현대차를 성장주로 볼 수 있는 근거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미국에서 단종을 앞두고 있는 EF소나타의 판매가 계속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브랜드 인지도 개선의 직접적 증거"라고 해석했다. 비록 가격 경쟁력은 사라졌지만, 브랜드 인지도 개선으로 가격 인상의 기회가 마련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메릴린치는 삼성증권 분석이 나온 다음날인 29일 현대차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환율 움직임이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원재료 비용이 늘고 있어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내수시장 회복이 지연돼 현대차의 올해 영업목표 달성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투자의견 하향 조정에 영향을 미쳤다.

메릴린치 관계자는 "매출액은 올해도 늘어나겠지만 문제는 마진"이라며 올해와 내년도 주당순이익 추정치를 종전보다 각각 30%, 24% 낮췄다. 또 최근 주가 하락을 방어하고 있는 현대차의 자사주 매입이 5월초 마무리된 뒤에는 주가를 지지할 뚜렷한 촉매가 없다는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1분기 실적이 부진한데다 2분기부터 노사협상이 시작된다는 점이 맞물려 외국인들을 중심으로 매도 압력이 강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우증권은 다소 중립적이지만, 현대차 주가 향방이 중요하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 한다. 2조원 이상을 순매도한 외국인의 향후 투자심리를 살펴보려면 현대차 주가를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우증권은 "현대차는 30일 출시하는 신차 효과와 5월 미국시장 진출 등의 상승 모멘텀을 갖고 있다"며 "현대차에 대해 외국인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여준다면 국내 수출 관련주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심리도 개선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30일 현대차 주가는 개장 초부터 ABN암로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증권사를 통해 매도물량이 쏟아지면서 전날보다 1,400원(2.47%) 내린 5만5,300원을 기록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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