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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에세이/‘지하철 참변’우리 엄마 같은 분 안생기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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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에세이/‘지하철 참변’우리 엄마 같은 분 안생기게…

입력
2005.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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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6월26일 10시7분. 서울지하철 4호선 회현역 4-3 승강장에서 우리 엄마는 등을 떠밀려 마흔 한살에 돌아가셨습니다. 엄마는 동대문역으로 가려고 승강장에서 기다리다가 전동차가 2~3미터 앞에 다가왔을 때 갑자기 등 뒤에 서있던 노숙자(49세)가 등을 손으로 세게 떠미는 바람에 미처 피할 겨를도 없이 1.3m 아래 선로 바닥에 떨어지신 것입니다. 엄마는 엎드린 자세로 전동차 바퀴에 치여 가슴과 팔이 절단 되신 채 유언한마디 못하고 돌아가셨습니다. 그 때 엄마를 돌아가시게 한 사람은 징역 12년을 선고 받았습니다.

며칠 전 한국일보에서 ‘묻지마 범죄에 중형’ 기사를 보고 억울하게 돌아가신 엄마생각이 났습니다. 이런 범죄자들은 징역을 살고 나오더라도 또 다른 사람들을 화풀이 대상으로 삼아 목숨을 잃게 할지 모릅니다. 우리나라 법은 왜 가해자의 인권은 보장하면서도 아무런 잘못도 없이 목숨을 잃은 피해자의 인권과 그 유가족들의 고통은 외면하는 것일까요?

엄마를 친 사고 전동차의 무게는 사람이 타지 않았을 때 33톤이라고 합니다. 엄마는 그 무거운 전동차의 쇠바퀴가 몸 위로 지나갈 때 얼마나 무섭고 놀라셨을까요. 저는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아무런 잘못도 없이 돌아가신 엄마가 너무 불쌍하고 화가 나서 엉엉 울곤 합니다. 아빠도 저 몰래 안방에서 혼자 눈물을 흘리십니다.

서울지하철공사와 서울도시철도공사를 지휘 감독하시는 이명박 서울시장님, 이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아이가 엄마 없는 아이라고 합니다. 앞으로는 저와 같은 불쌍한 아이가 생기지 않도록 지하철역 모든 승강장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해 주십시오. 선로추락 사망사고를 예방하는 길은 스크린도어 설치 밖에 없습니다.

하늘나라에 계신 우리 엄마, 엄마가 떠나신 지도 벌써 21개월이 됐습니다. 엄마는 그 곳에서 편안히 계신지요. 엄마! 보고 싶어요.

윤덕우·경기 일산 중산중학교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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