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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기회복 기류 아슬아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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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기회복 기류 아슬아슬하다

입력
2005.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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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경제부총리는 엊그제 "유가 상승 및 환율 하락, 중소기업 연체율 상승 등 불안요인이 있으나 2분기부터 내수회복 등에 힘입어 성장률이 점차 높아질 것"이라며 올 성장률 목표 5%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지표는 물론, 실물에서도 소비와 투자가 살아나는 기색이 완연한 만큼 재정 조기집행, 종합투자계획 등의 프로그램을 차질없이 실행하면서 경제 조기경보체제에 포착된 문제들을 제때 해소하면 정책목표 달성이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인식에 큰 이의를 달기는 어렵지만 최근의 경기흐름과 대내외 경제환경은 보다 정교한 정책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2월 산업생산이 21개월 만에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특히 도·소매 판매가 8개월 연속 감소하고,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혼란스럽다. 설 연휴 등에 따른 조업 및 통관일수 감소가 주요 원인이라지만 가볍게 볼 일만은 아니다.

또 가계부채 개선 속도가 늦고 고용사정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데다 주당 근로시간이 17시간 이하의 불완전 취업자가 100만명을 넘었다는 소식도 정부의 경각심을 요구하는 대목이다. 대한상의가 어제 내놓은 ‘경기상황 국민의식 조사’ 에서 국민들의 경기회복 체감지수가 여전히 낮게 나온 것은 정운찬 서울대 총장의 지적처럼 작금의 회복조짐이 일부 대기업과 고소득층에 의한 거품이라는 우려마저 갖게 한다.

아울러 미국의 금리인상 이후 달러가치 불안이 가중되고 세계 자산시장의 거품 붕괴를 예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런 맥락에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20일 이상 계속되며 주가가 1,000선 밑으로 급락한 것은 불길하다. 비정규직 입법을 둘러싼 노동계의 총파업 움직임, 한·미·일 외교갈등에 따른 교역 차질 등도 예상치 못했던 변수들이다. 경기반등 추세가 또 한번의 ‘연초 효과’로 끝나지 않으려면 철저한 모니터링, 정책 일관성, 시장 신뢰의 3박자를 절대 흐트러뜨려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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