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1000자 춘추] 잘 쉬는 사람이 승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1000자 춘추] 잘 쉬는 사람이 승자

입력
2005.03.31 00:00
0 0

언젠가 멕시코 북부의 고원지대에서 타라우마라 족을 만난 적이 있다. 그들 중 안토니오는 술주정꾼이었다. 밤새 독한 데킬라를 마시며 주정을 부리곤 했다. 아침에 가보면, 담요 한 장만 덮고 땅바닥에 취해 누워 있기 일쑤였다. 물고기 잡는 것을 도와준 그에게 10달러를 주자, 눈이 휘둥그레지며 이내 술을 사러 갔다.

어느날, 그는 신문에 난 자기 사진을 보여주었다. ‘세계 100마일 달리기’에서 당당히 1등을 차지한 기사가 실려있었다. 100마일이라면 160km다! 타라우마라 족은 대대로 장거리 달리기에 능한 사람들이다. 2,000미터가 넘는 고산에 살면서 달리고 또 달린다. 안토니오는 그들 중 걸출한 달리기 선수였다. 그에게는 100마일 달리기 세계챔피언이라는 명예가 있었다. 그러나 명예가 밥을 먹여주는 것은 아니어서, 그는 오지에서 가난에 치여 근근이 살아가는 것이었다.

스타란? 연기자든 가수든 코미디언이든, 명예로 밥을 말아 먹고 사는 사람들이다. 말론 브랜도가 갈파했듯, ‘배우는 1년에 석 달만 일해도 되는 직업’이다. 1년 내내 직장인처럼 일하는 배우는 이미 배우가 아니다. 나머지 아홉 달은 운동하고, 공부하고, 관찰하고, 또 게으르게 쉬어야만 진정한 배우가 된다. 여기에서 배우란 단어 대신 스타를 대입해도 마찬가지다. 그 아홉 달의 휴지기를 버티지 못해 다른 길로 간 사람들은 부지기수다. 하지만 생각해 보라. 권투선수가 매일 링에 오른다면, 과연 몇 달이나 선수생활을 할 수 있겠는가. 단 하루의 시합을 위해 그는 수많은 나날 동안 로드웍을 하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다이어트를 하는 것 아니겠는가?

명로진 탤런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