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유행성 독감(인플루엔자)의 전세계 창궐 가능성을 경고한 가운데 우리나라도 인플루엔자 대유행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주장이 전문가들에 의해 제기됐다.
대한감염학회는 29일 서울 서초구 메리어트호텔에서 ‘인플루엔자의 현황과 대책’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앞으로 닥칠지도 모르는 인플루엔자 대유행에 대비해 정부 의료계 제약계가 대책 마련을 서두르기로 의견을 모았다.
고려대 의대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WHO에서는 앞으로 대형 유행성 독감이 도래하면 전세계적으로 5,000만명 이상이 사망할 수도 있다는 경고를 했다"면서 "특히 한국은 조류독감이 빈발하는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이 같은 위험성이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행성 독감 출현에 대비하기 위해 ▦백신의 개발 및 생산 ▦백신 사용 및 보상기준의 정립 ▦범세계적인 인플루엔자 감시시스템 확립 ▦지속적인 탐구조사 등의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의대 소아과 이환종 교수는 "소아에게 독감이 크게 치명적이지 않다는 기존 인식이 점차 바뀌고 있다"면서 "지난해까지는 6세 이상의 인플루엔자 고위험군에게만 기본접종으로 권장했지만 올해부터는 6~23개월의 정상적인 소아도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천병철 교수는 국내에서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에 대한 인식도가 낮다는 조사결과를 제시하고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천 교수가 경북 포항시 기계면과 경북 청송군 주민들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률은 각각 56.1%, 24.8%에 그쳤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서 수의과학검역원 김재홍 질병연구부장은 북한의 조류독감과 관련, "북한에서 그나마 감염관리가 잘 이뤄지고 있는 닭공장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했다면 상당히 많은 감염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야생조류에 의한 국내 전파를 막기 위해 휴전선 주변의 야생조류에 대한 감염여부 조사를 환경부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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