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 대 2.5%.
2004년 정보통신산업과 비(非)정보통신산업의 성장률 비교치다.
극심한 경기침체가 진행됐던 지난해 그나마 정보통신산업이 없었더라면 성장률이나 수출증가율이 모두 절반 이하로 떨어지고 마이너스를 기록한 소비 침체도 더 심화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경제의 절반 이상을 반도체 컴퓨터 휴대폰 방송 유·무선통신 소프트웨어 같은 정보통신산업이 먹여 살린 셈이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체 경제성장률 4.6% 가운데 절반이 넘는 2.5%포인트가 정보통신산업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정보통신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12.3%에서 지난해 14.2%로 높아졌다. 우리나라 전체 농림어업의 4배에 달하는 규모다.
수출도 마찬가지다. 정보통신산업의 수출실적은 전년도보다 27.7%나 증가, 비정보통신산업의 수출증가율(15.0%)을 압도했다. 전체 수출증가율 19.7% 가운데 역시 절반이 넘는 10.2%포인트가 정보통신에서 창출됐으며, 전체 수출품의 4할이 정보통신제품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은 소비의 버팀목 역할도 했다. 지난해 정보통신이외 분야의 소비는 0.8% 감소했지만, 정보통신산업 소비는 3.3% 증가했다. 정보통신이 아니었다면 작년 -0.5%를 기록한 민간소비는 훨씬 더 부진했을 것이란 얘기다.
그러나 정보통신 설비투자는 극심한 부진에 빠져 지난해 0.5% 감소했다. 비정보통신 분야의 설비투자증가율은 5.4% 였다. 반도체나 휴대폰 쪽 투자가 정상적으로 진행됐더라면 투자증가율은 더 높아졌을 것이고, 경기침체의 골도 상대적으로 덜 깊었을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산업구조가 정보통신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생산 투자 소비 수출 등 전분야에 걸쳐 정보통신산업의 영향력이 더 확대되고 있다"며 "IT경기의 움직임에 따라 전체 경기도 좌우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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