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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중앙亞 이어 아프리카까지 중국이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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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중앙亞 이어 아프리카까지 중국이 움직인다

입력
2005.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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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대륙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하고 있다. 민주주의 확산을 내건 미국의 신경이 온통 중동지역에 쏠린 틈을 이용해 정치 군사 경제 등 다방면에 걸쳐 활발한 아프리카 외교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중국은 좌파진영의 세력이 커지고 있는 미국의 뒷마당 중남미에서 경제적 진출을 강화했다. 중남미 좌파 정권과 이념적 연대를 강조한 중국의 움직임은 미국을 자극할 대로 자극한 상태다. 중앙아시아에서도 양측은 물밑에서 각축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중국은 무상원조에 가까운 경제협력을 지렛대로 이용하고 있다. 이익이 적다며 기업진출을 꺼리는 미국과 달리, 공기업들을 적극 진출시켜 철도 도로 등 기반시설 등을 정비해 주며 민심을 얻었다.

아프리카 44개국과 경제포럼을 개최한 2000년에는 12억 달러의 부채를 탕감해 주고 1만명이 넘는 학생들을 베이징(北京)으로 초청해 장학금을 주고 무상교육을 시키고 있다. 이런 교류에 힘입어 4년 전 10억 달러에 불과하던 교역량이 지난해 30억 달러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석유·가스에 대한 공동 탐사, 천연자원 공급기지 등도 아프리카 국가들이 중국과 제휴하며 얻은 소득이다. 지난해 미국 석유 수입량의 15%를 담당했던 아프리카는 중국에도 중국 전체 석유수입량(100억 달러)의 3분의 1을 제공했다.

석유 부유국인 나이지리아에는 철도 건설이 한창이다. 아프리카의 소국 레소토에서도 소매업 50% 이상을 차지하며 경제부흥에 앞장서고 있고 르완다에는 80% 이상의 주요 도로가 중국의 도움으로 포장된 상태다.

군사, 정치적 교류도 미국을 바짝 긴장시킬 정도로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등 서방 선진국에 맞서 개발도상국들이 뭉쳐야 한다는 중국의 논리가 먹힌 결과"라며 한편으로 아프리카를 독재국가로 인식하고 있는 미국 정부에 대한 반발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25년 동안 짐바브웨를 통치하고 있는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은 미국으로부터 ‘폭정의 전초기지’로 지목된 뒤 중국제 전투기를 수입하며 반미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테러지원국으로 낙인찍힌 수단에 대해서도 중국은 유엔의 제재에 거부권을 행사한 데 이어, 석유산업에 20억 달러를 투자하고 무기도 제공하는 등 공을 들였다. 에티오피아의 나일강에는 중국이 건설한 타카제(Takazee) 댐이 들어서 있다.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북부의 이슬람 국가들과 남부의 기독교 국가들이 만나는 요충지로 아프리카연합(AU) 본부가 자리하고 있는 전략요충이다.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미 하원의원은 "아프리카에 거세지고 있는 중국의 입김이 걱정된다"며 "중국이 완전히 뿌리내리기 전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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