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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자 춘추] "힘내자, 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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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자 춘추] "힘내자, 봄이니까!"

입력
2005.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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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TV 시사고발 프로그램에서 놀라운 뉴스를 접했다. 요즘 몇몇 사람들이 ‘굿 사기’에 휘말린다는 것. 적게는 몇 백만원에서 5,000만원이 넘는 굿을 가짜 점쟁이의 말에 현혹돼 여러차례 치르고, 그 때문에 짊어진 수 억 원대의 빚을 갚기 위해 집창촌까지 들어간다는 것이다.

‘너희 집에 배나무 있지?’라고 물어봐서 있으면 용한 거고, 아니라고 대답하면 ‘있으면 큰일날 뻔했어’라고 말하는 게 점쟁이들의 대화방식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가산을 탕진할 만큼 미신을 맹신하는 것은 그만큼 미래가 불안하고 현재의 삶이 힘겹다는 뜻이다.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불황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내 홈페이지의 제목은 ‘사느라 수고한다’이다. 그냥 별 생각없이 써둔 말인데 요즘 들어 방명록에 부쩍 ‘제목이 마음에 든다. 모두들 사느라 정말 수고하고 있다’라는 말이 많이 올라온다. 100년도 채 못사는 인생, 하루하루가 즐겁고 행복하기만 해도 모자랄 텐데 이젠 산다는 것 자체가 수고스럽기는 모두가 마찬가지인가 보다. 아내는 ‘매년 봄이면 새해 계획도 짜고 올 한해를 어떻게 보낼까 하는 생각에 조금은 설레기도 했는데, 올 봄에는 한해를 어떻게 무난히 넘길까 걱정부터 되더라’고 한숨이다.

‘한국의 고도성장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는 뉴스와 ‘2분기부터 경기회복에 파란불이 켜졌다’는 전혀 다른 논조의 뉴스가 동시에 뜰 정도로 내일을 알기 힘든 요즘이다. 그래도 "힘내자, 봄이니까!" 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현실이 조금 서글프긴 하지만, 그래도 "힘내자. 봄이니까!"

김양수 월간 페이퍼 기자·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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