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혁명에 따른 권력공백의 혼란을 겪고 있는 키르기스스탄에서 강경 이슬람 세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히즈브 우트 타흐리르(해방당)’ ‘우즈베키스탄이슬람운동(IMU)’등 중앙아시아 이슬람 원리주의 단체들이 비밀리에 키르기스에서 영역을 확장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 지역 세력판도에 불씨로 작용할 전망이다.
키르기스 남쪽의 이웃국가인 타지키스탄도 1992년부터 6년 동안 반정부 이슬람 원리주의자들과 극심한 내전을 겪은 바 있다.
분석가들은 아스카르 아카예프 대통령이 힘없이 무너진 뒤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이 권력공백을 틈타 새로운 정치 리더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91년 구 소련 붕괴 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이슬람 원리주의가 당시 이념 공백을 메우며 부상했듯 이번에도 권력공백을 틈타 과격한 이슬람 원리주의 국가를 건설하려는 속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히즈브 우트 타흐리르’는 지난달 총선에서 친 이슬람계 후보의 당선을 위해 비밀리에 공작을 벌였으며 남부지방부터 불어 닥치기 시작한 대규모 반 정부 시위 때도 야당세력과 함께 향후 정국 구상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 시위에 참여한 정황은 나오지 않고 있지만 야당 등 반대세력을 지원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무엇보다 99년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암살을 시도했던 과격 이슬람 지도자 타히르 율다셰프가 조직한 IMU의 활동이 주목된다. 2001년 아프간 전쟁의 여파로 세력이 약화했지만 여전히 우즈벡을 거점으로 반 정부 이슬람 원리주의를 내세우며 이 지역 무장세력의 맹주역할을 하고 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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