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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칼럼/ 지나친 교육열은 조금 식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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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칼럼/ 지나친 교육열은 조금 식히자

입력
2005.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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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부정, 입시 부정에 이어 내신성적 조작까지, 끊이지 않는 사건들로 교육계가 들썩이고 있다. 답안지를 훔쳐보는 단순한 부정행위가 아니다. 학생은 물론 학부모, 교사, 교수까지 연관된 조직적 부정이 곳곳에 판치고 있다는 사실, 모두 놀라 입이 쩍 벌어질만한 일들이다.

공부 못 하는 A군. 그래도 꼭 좋은 대학에 가고 싶다면, 대학가기 프로젝트 한번 시작해보자. 일단 내신 관리는 기본이다. 부모님을 동원해 선생님의 특별 성적 관리를 받아야 한다. 일단 선생님만 내 편이 된다면, 답안지를 바꿔치기 하거나 고치는 방법으로 간단하게 성적을 올릴 수 있다. 대학입시에 도움이 될 만한 표창장을 받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일. 수능시험날에는 핸드폰을 잊지 말아야 한다. 미리 준비된 ‘선수’와 ‘중계조’만 있다면 정답이 손에 들어온다. 부모님의 재력과 권력이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면? 내가 가고 싶은 대학의 입시 문제를 미리 알아둘 수도 있다. 농담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씁쓸한 이야기다.

2월28일, 교육부와 전교조가 각각 대책을 내놓았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수능부정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부정행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시험장에 첨단장비를 동원해 휴대전화 등 통신장비를 통한 부정행위를 막는 것이 핵심내용. 전교조는 성적, 편입학 비리 근절대책을 제시했다. 사립학교의 성적, 편입학, 재정, 인사 비리 등 사학 비리를 근절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사립학교 고발센터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서 정말 지겨운 이야기 하나 꺼내야겠다. 근본적인 치료는 우리 사회의 학벌주의를 바로잡아야만 가능하다는 것. ‘학벌이란 이 땅의 거의 모든 대학생들에게 하나의 트라우마(trauma), 곧 정신적 상처다. 대다수 학생이 학벌경쟁의 패배자들이기 때문이다.’ -김상봉, '학벌사회>

승리자는 드물다. 대다수의 학생을 패배자로 만드는 학벌주의에 우리는 왜 이렇게 목을 매고 있는가. 지나친 교육열은 조금 식히자. 3월이다. 우리나라의 모든 학생들은 새로운 친구들과 새로운 선생님과 새로운 교수님을 맞이했다. 교육이 죽어가던 우울한 겨울은 지났다. 다시 교육을 살릴 때다.

3월호 ‘편집유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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