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코스닥시장을 뜨겁게 달구었던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테마가 28일 지상파DMB 사업자 선정을 계기로 소멸될 조짐이다. 방송위원회는 이날 지상파 방송사인 MBC KBS SBS와 YTN DMB, KMMB, 한국 DMB·CMS 컨소시엄 등 6개 지상파 DMB 사업자를 선정해 발표했다.
그러나 주가는 예상과 달리 움직였다. 선정된 컨소시엄의 주요 주주사들이 폭락하고 오히려 탈락한 업체 일부가 소폭 상승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DMB 사업자로 선정된 컨소시엄에 속한 업체라도 기존 지상파 사업자에 비해 자본이나 콘텐츠 공급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데다 사업 자체의 수익성도 불투명해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는 증시 격언이 그대로 시장에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날 YTN DMB의 주요 주주사인 YTN과 지어소프트는 하한가로 추락했고 소프텔레웨어와 에이스테크도 10%대 폭락했다. 한국DMB·CBS 컨소시엄의 최대 주주인 옴니텔도 9%대 급락했다. KMMB의 주주사인 피에스케이 홈캐스트 이랜텍 시공테크 등도 0~6% 하락했다.
반면 선정 업체 중 지분이 많지 않고 콘텐츠 공급 중심인 예당 한국경제TV 스포츠서울21 SM엔터테인먼트 스펙트럼DVD MK버팔로 등은 주가가 올랐다. 탈락 컨소시엄에 속한 업체 중에는 모빌리언스와 청람디지탈이 하한가로 추락했지만, 씨엔텔 대한유화 한국정보공학 등은 오히려 상승했다. 또 DMB 중계기 업체로 연초 테마주 랠리에서 가장 큰 수혜를 입었던 C&S마이크로와 서화정보통신은 12% 이상 폭락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주가 차별화 현상에 대해 해당 컨소시엄의 사업자 선정 여부와는 무관하게 재료 노출에 따른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LG투자증권 서정광 책임연구원은 "일부 관련 종목의 거래량이 급증한 것은 차익실현 매물로 볼 수 있다"며 "탈락 컨소시엄에 속했던 업체들뿐 아니라 선정 컨소시엄에 속한 회사들도 실적이 가시화하기 전까지는 예전 같은 급등을 재연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DMB 테마가 소멸 위기에 몰림에 따라 앞으로는 선정 업체의 DMB 사업이 실제 실적으로 연결될 수 있느냐가 주가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증권 조철우 연구원은 "그동안 DMB 관련종목 주가가 ‘꿈’에 따라 움직였다면 이제는 ‘현실’로 돌아왔다"며 "자금이나 콘텐츠를 확보한 지상파TV 사업자군과는 달리 비지상파 사업자군에서는 수익성 확보가 절실한 문제로 대두됐다"고 말했다. 사업자간 투자 금액이나 광고 배분 같은 문제가 해결되지 못할 경우 서비스 개시 이후 4~5년 안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사업자들의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종증권 성경호 연구원도 "올해 위성 및 지상파 DMB의 상용화가 적극 추진될 예정이긴 하나, 뉴미디어가 본격적인 매체로서의 역할을 하려면 6~8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상파 DMB에 대한 기대를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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