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전주 KCC가 ‘벼랑 끝 전략’으로 1차전 패배를 설욕하며 2시즌 연속 챔프전 진출의 희망을 살려냈다.
KCC는 28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4~05 애니콜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2차전 홈 경기에서 특유의 조직력을 앞세워 안양 SBS를 83-71로 제압했다. 3차전은 30일 오후 7시 SBS의 홈인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제로드 워드(30점 6리바운드)와 찰스 민렌드(24점 9리바운드)가 승리를 견인했고 이날 56경기로 역대 플레이오프 최다출전기록을 수립한 ‘캥거루 슈터’ 조성원(11점, 3점슛 3개)과 어시스트를 11개나 배달한 이상민이 뒤를 받쳤다. ‘괴물 용병’ 단테 존스는 27득점, 13리바운드로 맹활약했으나 팀의 패배로 쓴웃음만 지었다.
이날 신선우 감독에게 "다시 한번 믿어달라"고 매달린 KCC 워드가 경기 초반부터 제 몫을 톡톡히 했다. 1쿼터 매치업 상대인 주니어 버로(14점 12리바운드)를 단 2점으로 꽁꽁 묶으며 3점슛 1개를 포함해 9점을 몰아넣는등 공수에서 펄펄 날았다. 1쿼터는 조직력과 빠른 속공이 빛을 발한 KCC의 21-6 일방적 리드.
하지만 SBS는 2쿼터 종료 3분52초를 남기고 17-33 뒤진 상황에서 3분 동안 혼자서 12점을 몰아넣은 ‘단테 신곡’에 힘입어 추격전에 나섰다.
KCC의 3점차 리드(35-32)로 시작된 3쿼터는 외곽포의 맞대결이었다. SBS의 김희선과 단테의 3점포에 KCC 조성원이 연속 3점포 2방으로 맞불을 놓는 등 장거리포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두 팀의 승부는 경기 막판까지 안개 속으로 빠져드는 듯 했다.
그러나 승부의 추는 4쿼터 초반 KCC로 급속히 기울었다. KCC는 시작 2분여 동안 이상민의 두번의 결정적인 가로채기와 워드의 레이업에 이은 골밑 돌파, 조성원의 깨끗한 좌중간 3점포로 단숨에 10점을 폭발시키며 65-51로 훌쩍 달아났다. 신 감독은 "수비가 살아나 SBS의 공격을 막을 수 있었다"며 "원정 경기인 3,4차전에서도 최선을 다해 챔프전에 진출하겠다"고 선전을 다짐했다.
전주=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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