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막을 내린 열린우리당 시·도당 위원장 및 중앙위원 경선 결과는 가깝게는 내달 2일 당 의장 경선, 멀게는 당내 차기 대선후보 향배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변수이다.
무엇보다 이번에 중앙위원을 선출한 대의원들이 당 의장 경선에 그대로 참여하기 때문에 의장 경선 결과가 중앙위원 선거의 그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대의원 비율이 42%에 달하는 수도권 지역 중 경기와 인천을 정동영계 인사들이 강세를 보여 ‘유시민 발언 역풍’이 확인된 점이 주목된다.
아울러 중앙위원회는 내년 지방선거 공천과 2007년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룰을 정하는 당내 최고 의사결정 기구일 뿐 아니라 중앙위원들이 출신 지역에 나름의 지분을 갖고 있어 대선후보 경선과정 등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때문에 중앙위원 선거에서 우위를 점한 정동영계와 예상 밖 고전을 면치 못한 김근태계는 희비가 엇갈릴 수 밖에 없다. 72명의 중앙위원 성향을 분석한 결과 친 정동영계 인사는 21명으로 29.2%를 차지했다. 친 김근태 성향은 16명으로 22.2%로 나타났다. 전체 중앙위원 수는 별 차이가 없는 듯 하지만 시·도당 위원장은 정동영계가 8명으로, 김근태계(4명) 보다 2배나 많다. 이에 대해 정동영계의 한 인사는 "서울시당위원장(유인태 의원)을 놓친 것은 아쉽지만, 전반적으로 얻을 표는 다 얻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반면 김근태계 핵심 인사는 "조직력과 결집력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면밀히 분석해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혁당파의 퇴조도 눈에 띈다. 1기 중앙위원 구성 때는 30% 정도 지분을 차지했지만, 이번에는 9명으로 12.5%에 그쳤다. 유시민 의원의 ‘반(反) 정동영’발언이 정동영계의 집중 견제를 받은 결과라는 해석이다. 지금까지는 김근태계와의 연대도 여의치 못했다.
17명에 불과했던 현역의원이 40명으로 늘어난 것도 의미가 있다.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주요 현안에 대한 원내외의 괴리와 갈등이 해소될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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