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부터 바꿔라.’
거래소 통합을 계기로 구(舊) 증권거래소가 관할했던 시장에 붙여진 ‘유가증권시장’이라는 명칭이 ‘주식이 사고 팔리는 곳’이라는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오히려 투자자들의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그러나 옛 거래소와 코스닥, 선물 등 3개 시장을 통합해 관리하는 증권선물거래소는 "자주 입에 오르내리면 익숙해질 것"이라며 개명 요구에 모르쇠로 일관, 빈축을 사고 있다.
증권업계 고위 관계자는 27일 "사전적 의미로 따지면 유가증권에는 주식은 물론이고 어음 수표 채권 상품권 선하증권 등이 모두 포함된다"며 "삼성전자와 포스코 현대차 등 국내 799개 기업의 주식이 거래되는 시장의 이름으로는 적당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이름대로라면 명동에서 구두 상품권이 거래되는 시장도 유가증권시장이 된다"고 비판했다.
개칭 요구에 대해 거래소측은 "관련법에 규정된 명칭이므로 법을 바꿔야 이름을 바꿀 수 있으며, 자주 쓰면 익숙해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금융 당국에서는 "과거 증권거래소법에서도 증권거래소가 개설한 시장을 유가증권시장이라고 규정했지만 거래소시장이라고 불렀다"며 개명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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