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게 달라진 옛 친구를 만났을 때의 묘한 낯섦, 기아차의 ‘2005년형 쏘렌토 VGT’는 그런 느낌을 준다. 100% 신차는 아니지만 괄목상대할 만큼 달라진 성능 때문이다.
우선 ‘2005년형 쏘렌토 VGT’는 쏘렌토의 기존 디자인이 그대로 유지된 만큼 별로 새차 분위기가 나지 않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자동차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엔진을 최첨단 VGT 디젤엔진으로 업그레이드 했다는 점에서는 진정한 의미의 ‘신차’다. VGT엔진은 배기가스의 양과 속도를 정밀하게 제어함으로써 저속과 고속 등 전구간에서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된 최첨단 엔진이다.
운전석에 앉아 가속 페달에 발을 대자 마자 차는 기다렸다는 듯이 튕겨져 나갔다. 속도계 바늘은 제 속도를 가리키기 위해 부지런히 올라가야 했다. 쏘렌토의 육중한 몸매가 무색하다고 느껴질 정도다. 밟아볼 테면 더 밟아보라는 태세다. 승차감은 고속 운전에서 더 나았다. 언덕길도 수월하게 올라갔다.
사실 쏘렌토 VGT는 엔진 최고출력이 174마력으로 기존 커먼레일 엔진보다 29마력이나 높아졌다. 국내 레저용 차량(RV) 모델 중 최고출력이라는 게 기아차의 설명이다. 가파른 길을 오를 때 중요한 최대회전력(토크)도 41kg·m/2,000rpm로 5 kg·m가 향상됐다.
연비도 좋아졌다. 4륜구동 자동변속 기준으로 ℓ당 10.1㎞에서 10.7㎞로 나아져 3등급에서 2등급으로 올라갔다. 수동변속 경우에는 ℓ당 11.6㎞를 달린다.
이밖에 뒷좌석에 열선 기능이 추가돼 어른들을 모시기에 좋고, 운전자 눈부심을 막아주는 후방거울의 조절 장치도 돋보인다. 그러나 없앴다던 기아차의 밀레니엄로고가 운전대에 박혀 있는 건 생뚱맞다. 출력 향상만큼 소음처리에도 좀 더 신경을 썼으면 하는 아쉬움도 없지 않다. 배기량 2,500㏄로 4륜구동 자동변속 모델이 2,694만~2,956만원, 2륜구동과 수동변속 모델은 2,034만~2,386만원이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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