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석(사진) 건설교통부 장관이 청탁·투기 의혹이 제기된 지 이틀만에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강 장관은 27일 밤 "본인의 일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에게 걱정과 실망을 끼쳐 드린 데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더 이상 중책을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 사임키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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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장관은 이날 건교부 공보관을 통해 발표한 ‘장관직을 사임하면서’라는 글에서 이같이 밝히고 "그러나 중병설과 내사설 등 각종 추측성 보도와 함께 아들 취업과 관련된 문제 등이 일파만파로 번져가게 된 것에 대한 진실은 꼭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으로 재직하던 1999년 처제 이모씨와 고교 동창인 황모씨가 각각 인천 중구 을왕동 일대 밭 1,118평과 680평을 매입했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개발 정보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또 차남이 지난해 1월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교육·의료팀장(5급)에 채용되는 과정에서 면접관인 최모(52) 전 과장이 "강 장관의 아들을 선발하라"는 압력을 받았다고 폭로, 도덕성에 흠집을 입었다.
강 장관은 이에 대해 "처제가 땅을 산 사실은 계약 후에 알게 됐고, 동창이 그 옆의 땅을 구입했다는 것은 이번에 언론 보도를 보고 처음 알았다"며 "이는 개별적인 사적 행위로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강 장관은 1965년 행정고시(3회)에 합격,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전력공사 사장 등을 지낸 뒤 2003년 12월 건교부 장관으로 입각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강 장관의 사표를 수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8일 사표 수리 여부를 공식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강 장관은 건강까지 좋지 않아 직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해, 사표가 수리될 것임을 시사했다.
강 장관은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7일 부인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사임한 지 20일 만에 낙마하게 돼 정부에 대한 ‘도덕성 시비’와 인사 검증시스템에 대한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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