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맹곤 이철우 의원이 지난주 대법원의 선거법 위반 확정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함으로써 열린우리당의 과반의석이 무너지게 됐다. 여대야소의 우월적 지위가 11개월 만에 뒤바뀌게 된 것이다. 4월 재보선에서 과반의석 복원을 꾀하려 한다지만 이보다는 5명이나 되는 소속의원들이 당선 무효형을 받은 사실에 먼저 겸허해야 한다. 또 지난 국회운영에 다수의 오만이나 무리가 없었는지 반성하는 모습이 있어야 한다.
지난해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얻은 다수의석은 자신의 힘으로 이룬 것이라기보다는 대통령 탄핵의 역풍으로 인한 반사적 민심이 가져다준 결과였다. 비교적 깨끗한 선거였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선거법 위반 판결을 받은 의원들이 열린우리당에 집중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여론이나 반대 야당에 아랑곳하지 않는 목표지향 일변도의 독주로 인해 정국은 물론 사회 곳곳에서 대립과 갈등을 유발한 잘못들을 되돌아 보고 교훈을 얻을 줄 알아야 한다.
의석이 줄어들더라도 열린우리당은 여전히 집권 제1당이며, 쟁점법안을 놓고는 민노당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아집과 독선을 버리고 타협과 대화, 책임감을 발휘하는 정치로 돌아가는 일이 중요하다. 절대 다수가 없는 국회에서 다른 정파의 협조와 이해를 얻는 능력이 없이는 집권여당이 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야당도 마찬가지지만 앞장서 모범을 보여야 할 정파는 아무래도 여당이다.
당장 4월 임시국회가 달라진 의석분포 아래 진행된다. 국가보안법 과거사법 등 남겨진 3개 쟁점법안을 비롯, 경제 민생 법안들을 어떻게 다루어 갈 것인지 관심이다. 다가 올 재보선도 결국 여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재심판으로 여길 대목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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