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즉사(生卽死)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싸운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30일 서울에서 열리는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차전 우즈베키스탄과의 홈경기에 사활을 건다. 26일 사우디아라비와의 원정경기에서 졸전 끝에 0-2로 패한데 이어 이번 우즈벡전마저 놓친다면 월드컵 본선 진출이 몹시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현재 1승1패의 한국은 조 1위를 사우디(1승1무)에 내주고 쿠웨이트(1승1패)와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차에 앞서 간신히 조2위에 턱걸이했다. 때문에 우즈벡전은 본선행 티켓을 확보하기 위한 중대 한판이다. 2패에 빠진 우즈벡도 한국전에서 패하면 본선행의 꿈을 접어야 하기 때문에 총력전을 펼칠 것이 분명하다.
우즈벡은 체격과 힘을 앞세워 유럽식의 파워축구를 구사하지만 선수들의 개인기는 쿠웨이트나 사우디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본프레레호가 사우디전에서 드러난 조직력 및 정신력 문제를 당장 뜯어고치지 않으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 강하다.
사우디전은 공수 모두 형편없었다. 잦은 패스 미스와 단조로운 공격은 눈을 의심케 할 지경이었다. "박주영(FC서울)을 넣고, 본프레레 감독을 빼라"는 네티즌의 성난 목소리에서 보듯 감독의 전술과 선수 기용도 낙제점이었다.
사우디는 한국의 전술을 미리 읽고, 기존의 스리백 대신 수비수 네 명을 포진시켜 한국의 측면 공세를 차단했다. 반면 본프레레 감독은 선수의 등 번호만 바꿨지만 기존의 전술을 그대로 들고 나왔다. 본프레레 감독이 경기감각이 떨어지는 이천수를 후반 중반까지 고집스레 기용한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었다.
수비는 스피드와 개인기에서 밀렸고, 미드필더들과의 협력 수비가 이뤄지지 못했다. 전반 27분 사우디의 알 카리리에게 첫 골을 내준 것이 대표적이다. 후반 27분 패널티킥을 허용한 것은 유상철을 빼고 수비수를 두 명으로 줄인 게 빌미가 됐다.
대표팀은 27일 오후 귀국, 해산한뒤 28일 재소집 돼 우즈벡전에 대비해 담금질에 들어갔다. 대표팀으로서는 당장 큰 변화를 꾀하기 어렵지만 수비라인을 다시 짜고, 미드필더부터 강력한 압박을 통해 상대공격을 차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문선 SBS해설위원은 "오랫동안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한 이천수와 유상철을 사우디전 선발멤버로 투입한 것은 고려해봐야 할 문제였다"며 "우즈베키스탄전을 앞두고 베스트11을 구성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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