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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해고돼도 평생보장/ HP 피오리나 퇴직금만 4,200만弗 스톤사이퍼 보잉회장도 60만弗 연금

입력
2005.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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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는 철밥통.

형편없는 경영실적에도 불구하고 미국 최고경영자(CEO)는 여전히 엄청난 보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EO에 대한 도덕적 기준이 높아지면서 최근 일부 CEO가 중도하차하는 등 기업문화의 변화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돈에 관한 한 천문학적인 CEO의 보수는 전혀 달라지지 않아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경영진들의 성과가 형편없어도 급여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며 CEO 보수에 대한 초일류기업의 이해할 수 없는 행태를 꼬집었다.

지난달 컴팩과의 합병 후 실적이 부진해 휴렛팩커드(HP)에서 해임된 칼리 피오리나는 퇴직금 명목으로 4,200만 달러를 챙겼다. 20세 연하의 여성임원과 염문설을 일으켜 7일 전격 경질된 보잉의 해리 스톤사이퍼 전 CEO도 매년 60만 달러의 연금을 받을 예정이다. 심지어 부정회계를 저질러 지난해 12월 쫓겨난 미국 최대의 주택담보금융회사 패니매의 프랭클린 레인스도 매달 11만 4,393달러를 평생 지급받는다. 지난해 가장 큰 돈을 벌어들인 모건스탠리의 필립 퍼설 CEO는 주가가 6% 떨어졌음에도 주식 1,380만 달러어치를 포함해 2,25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지난해 초 50달러였던 주가가 연말 41달러로 급락한 코카콜라의 CEO 네빌 이스델도 현금 주식 보너스를 포함, 1,100만 달러에다 추가로 스톡옵션 45만 달러를 챙겼다.

세계적인 의약업체인 머크사를 이끌고 있는 레이먼드 길마틴는 지난해 8월 염증치료제 바이옥스(Vioxx)가 부작용을 일으키면서 시판이 중단됐지만 3,408만 달러를 받으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하버드대와 코넬대 공동연구에 따르면 98년부터 5년 동안 임원들에게 지급된 금액도 전체 기업 순익의 10%까지 치솟았다. 워싱턴포스트는 뉴욕시장에 상장된 회사들의 CEO 평균 보수는 93년 370만 달러에서 2002년 1,030만 달러로 178%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직접 사태수습에 나서고 있다. 윌리엄 도널드슨 SEC 의장은 "기업 임원들의 보수 책정 과정의 투명성을 높여야 임원들이 터무니 없이 많은 월급을 받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모종의 조치를 취할 것임을 내비쳤다.

‘성과 없는 지급(Pay Without Performance)’의 저자 루시아 벱척 하버드대 법대 교수는 "대부분의 연봉이 성과와 관계없이 지급되고 있다"며 "경제나 기업의 형편에서 봤을 때는 도저히 설명될 수 없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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