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기업이 실처럼 유연하면서도 강철보다 강하고 다이아몬드보다 열 전도성이 뛰어난 최첨단 나노 섬유를 개발, 상용화했다.
나노기술 벤처기업 클라스타인스트루먼트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탄소나노튜브 분산 및 안정화 기술을 이용, 탄소나노튜브를 함유한 기능성 섬유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탄소나노튜브는 1991년 일본 NEC 연구소에서 개발한 물질로 단단하고 열전도성이 뛰어나면서도 플라스틱처럼 유연한 신소재로 각광 받아 왔다. 그러나 서로 엉겨붙거나 가라앉기 쉽다는 문제 때문에 고른 실을 뽑아 제작해야 하는 섬유분야 연구는 실험실 시제품 수준에 머물러 왔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유기화합물질을 첨가한 독자적인 ‘탄소나노튜브 분산용액’을 개발했다. 섬유를 뽑아내는 데는 주사기 모양의 분사기기에 탄소나노튜브를 넣은 후 바늘 끝에 1만~1만5,000볼트의 전압을 걸어 쏘아주는 ‘전기 방사법’을 사용했다. 그 결과 50㎚(나노미터·1㎚=10억분의 1c) 두께의 가는 실이 고르게 뽑아져 나왔다.
이 회사 정춘균 사장은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해 플라스틱이나 섬유를 만들기 위해서는 튜브가 서로 엉겨 붙거나 가라앉지 않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라면서 "탄소나노튜브가 골고루 섞이지 않으면 가는 실을 뽑아낼 수 없을 뿐 아니라 직경이 고르지 않기 때문에 소재로서 가치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나노 단위의 가는 섬유 안에 탄소나노튜브를 골고루 분산시킨 것은 앞으로 어떤 물질에도 이를 넣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이 섬유는 고감도 필름을 비롯해 방탄복, 휴대폰용 리튬 이온전지, 페인트 등에 광범위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회사는 1월 아크릴에 탄소나노튜브를 첨가한 플라스틱을 개발한바 있다. 이번에 개발한 나노 섬유는 일본 히타치, NEC 등으로부터 수출 주문을 받았으며 앞으로 미국 등으로 수출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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