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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김명민이 말하는 "이순신은…"/"빠져들수록 경이로운 분…닮았단 소리에 뿌듯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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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김명민이 말하는 "이순신은…"/"빠져들수록 경이로운 분…닮았단 소리에 뿌듯함도"

입력
2005.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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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내내 항왜(抗倭)의 기상이 단 일각도 꺾이지 않았던 전라좌수영, ‘충무공 정신’의 심장인 그곳을 재현해 놓은 전북 부안 격포리 KBS 1TV ‘불멸의 이순신’ 세트장. 때이른 상춘객들로 전라좌수영 앞마당이 붐볐던 23일, 붉은 철릭을 차려 입은 탤런트 김명민(33)이 등장하자 "이순신이다"는 고함과 함께 일제히 사람들이 몰려든다.

그들과 스스럼 없이 어울려 사진 찍고, 사인 해주는 김명민의 모습에 부하 장졸들과 장기를 두고 활을 쏘았던 충무공의 잔영이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선배 연기자들 사이에서 "명민이 보면 진짜 이순신 같다" "100원짜리 동전이나 아산 현충사 영정 보면 정말 착각이 들 정도"라는 평이 나올 법하다.

"전 닮았는지 잘 모르겠는데요. 그래도 저를 통해서 사람들이 영웅인 그 분의 모습을 떠올리고, 제 아들이나 손자가 ‘우리 할아버지가 이순신 장군 역할을 했다’고 기억할 것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자긍심을 느낍니다."

그 덕에 치러야 할 대가도 컸다. "아직 못 빠졌죠. 제가 그 분의 깊은 내면에 어떻게 다 빠져들 수 있겠어요. 다만 참으로 대단한 분이구나, 경이로움에 빠졌을 뿐이죠. 부담감은 ‘불멸의 이순신’ 처음 촬영 할 때나 지금이나 여전한 거 같아요." 한 때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고, 스트레스로 인한 위장병은 지금도 앓고 있다. "50회를 넘어가면서 습관적인 관성과 틀에 박힌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제 모습을 보면서 답답했어요. 그래서 원래는 대사도 토씨하나 안 틀리게 외우고, 토요일 날 집에 들어가도 씻기 전에 다음 회 대본 읽어야 잠을 자는 스타일도 고쳐보려고 했죠."

그러나 모범생이 어쩌겠는가. 김명민은 여전히 틈이 날 때마다 드라마의 원작 소설인 ‘칼의 노래’를 읽고 있고, 친구나 선후배들 10여명에게 작품과 자신의 연기에 대한 평을 정기적으로 듣고 있다. "‘칼의 노래’를 통해서 실패를 거듭하면서 성공을 일군 처절한 인간의 모습을 읽죠. 물론 저희 드라마가 그 소설보다 때로는 가볍게 보일 수도 있고, 저도 대사가 맘에 안 들 때도 있지만 더 분발하는 수밖에 없죠." 준엄한 자아비판도 뒤따른다. "촬영하다가 호흡이 달린다든지 하면 그 동안 제가 연기자로서 신체훈련을 얼마나 등한시 했는지 다 들통 나요."

어쨌든 김명민은 ‘불멸의 이순신’을 통해 이제 지상에서 충무공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 중의 하나가 됐다. "그 분요? 아직 잘 모르겠어요. 실수를 용납치 않고 완벽을 추구했지만, 누구보다 부하와 백성을 사랑했고 왕권을 뒤집고 쿠데타를 일으킬 수 있는 힘이 있었으면서도 개인적 야욕이 없으셨던 분 같아요." 21세기 처음으로 충무공 연기를 하고 있는 그는 일본의 행태에 대해 쓴소리 한마디도 잊지 않았다.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건 없는 것 같아요. 일본의 약탈적이고 침략적인 민족주의는 여전한 것 같아요."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 전라좌수영 장수들이 말하는 "이순신은…"

◆ 척박한 시대 부활한 영웅

순천부사 권준-박찬환 원작인 ‘칼의 노래’를 보며 분했다. 선조와 왜군 명나라 군대라는 트라이앵글에 갇혀 고뇌했던 충무공의 모습을 보며 떨림을 느꼈다. 한 알의 밀알로 땅에 묻혀 썩고, 그렇게 해서 싹을 틔운 그분의 이야기가 요즘같이 척박한 시대에 의미 있는 메시지로 전달되길 바란다.

◆ 잔인할 정도의 냉철함

사도첨사 김완-박철민 그분이 승리의 길을 가기 위해 거쳐야 했던 곤욕과 좌초, 고뇌와 갈등을 조금만 그려도 시청자들이 난리를 친다. 그만큼 우리에게 충무공은 완벽한 인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촬영할 때마다 카리스마와 주도 면밀함, 잔인할 정도의 냉철함을 갖추신 분이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 백원주화에만? 아쉽다

방답첨사 무의공 이순신(李純信)-전현 이렇게 절대적으로 위대했던 분이 100원짜리 주화에만 나온다는 사실이 아쉽다. 어명을 어겨가면서까지 ‘단 한명의 왜구도 살려보내지 않아야 한다’는 민중의 염원을 따르셨다.

◆ 절대적 신뢰 이끈 CEO

거북선 건조 책임자 나대용-이상인 이순신 장군은 부하장수의 아주 작은 장점이라도 잘 끌어내고 활용해 그것을 전력으로 만들 줄 아는 훌륭한 CEO였다. 부하로부터 100%에 가까운 신뢰를 받는 뛰어난 리더였기에 단 한 척의 배도 단 한 사람의 인명피해도 없이 왜구를 무찌른 ‘옥포해전’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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