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 처음 빠졌을 때의 느낌을 기억하는가. 가슴 한구석이 허전하기도 하고, 놀림 당할까 두렵기도 하고, 곧 더 튼튼한 새 이가 돋아난다니 신기하기도 한 그 묘한 느낌.
그림책 ‘이가 빠졌어요!’는 막 이갈이를 시작한 아이가 빠진 이로 갖가지 놀이와 상상을 즐기는 모습을 익살스럽게 풀어놓는다. 아이는 앞니가 빠진 자리에 옥수수 알갱이를 끼워넣기도 하고, 빨대를 끼워 재미있는 소리를 내보기도 하고, 동전이나 도토리 따위로 틀니를 만들어넣는 상상도 해본다. 엄마 아빠 어렸을 적엔 빠진 이를 지붕 위나 툇마루 밑으로 던지며 빨리 새 이가 나게 해달라고 빌었다지만, 지붕도 툇마루도 없는 아파트에 사는 아이는 예쁜 병 속에 넣어 간직하기로 한다. 빠진 이들을 모아 무얼 할까 궁리하던 아이는 기발하고 깜찍한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할아버지가 되면 간직해둔 이로 틀니는 만드는 거예요!"
아이의 입 속에 카메라를 넣어 내다본 듯한 구도로 엄마 아빠의 놀란 얼굴을 잡아내거나 만화처럼 과장된 표정으로 아이의 심리를 표현한 그림이 흥미를 더한다. 초등 저학년 대상.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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