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책과 세상/ 솔 출판사 ‘한국 美의 재발견’ 시리즈 완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책과 세상/ 솔 출판사 ‘한국 美의 재발견’ 시리즈 완간

입력
2005.03.26 00:00
0 0

한국의 미(美)의식에 대한 학문적 연구 성과가 상당히 쌓여 있음에도, 여전히 우리의 인식은 일본학자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가 규정했던 ‘비애미, 애상미’의 굴레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우리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움이 글자 한자 한자에 묻어 나 있는 책이 ‘한국 미의 재발견’ 시리즈다.

2003년 6월 ‘선사 유물과 유적’으로 시작한 이 시리즈가 6권 ‘회화’(이원복 국립광주박물관장 지음) 10권 ‘목칠공예’(박영규 용인대교수·김동우 국립춘천박물관 학예연구사 지음)편을 마지막으로 총 14권으로 완간됐다.

실로 한국 미술에 대한 대탐사라고 할 수 있다. 과학문화, 불교조각, 탑, 불교회화, 금속공예, 도자공예, 목칠공예, 불교건축, 유교건축 등을 망라했지만 딱딱하고 머리 아픈 개론서와는 거리가 멀다. 대부분의 시리즈는 주요 미술사학자와 박물관 학예연구사들이 짝을 이뤄 집필했다. 기획을 맡은 강우방 교수(이화여대 미술사학과)는 "현장에서 직접 유물을 접하는 이들이 집필의 적임자라고 생각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한국의 미는 ‘생명력’임을 절감하게 된다. 문갑, 반닫이, 화각장, 베갯모, 인궤, 영정함 등 ‘목칠공예’편에 실린 가구에서는, 화사하고 아름다운 여성용 가구와 간결한 남성용 가구를 구별해 만들고 사용했던 조상들의 미적 감각이 살아 숨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회화’편에서도 마찬가지다. 진경산수에서는 조상들의 어엿함을, 풍속화에서는 멋과 해학을 느낄 수 있다. 우리의 그림은 단순히 보는 즐거움이 아니라 옛사람의 마음을 읽는 즐거움도 선물한다.

무심한 이의 눈에는 허허벌판에 서 있는 돌덩어리에 불과한 탑에서, 인사동 골동품점에나 나와 있는 고가구에서, 한국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24명 집필진의 공통된 소망일 것이다.

전 시리즈에 걸쳐 실린 3,000여 장의 세심한 사진도 빼 놓을 수 없는 이 책의 아름다움이다. 특히, 촛대 거울 화장용품 주거용품 등으로 세분화해 시대별로 대표적인 작품을 선별해 실은 ‘금속공예’편은 2004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한국의 책 100’으로 선정, 소개되기도 했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