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이후 40년 만에 월드컵 본선진출을 노리는 북한이 바레인에 분패, 벼랑 끝에 몰렸다.
윤정수 감독이 이끄는 북한축구대표팀은 2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2차전에서 수비 불안을 드러낸 끝에 알리 아메드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1-2로 패했다. 이로써 일본전에 이어 2패를 기록한 북한은 B조 최하위로 처졌다. 북한은 30일 평양에서 이란과 홈 경기를 벌인다. 바레인은 1승 1무. 이날 경기장을 가득 메운 평양 시민 6만여명은 질서정연하게 경기를 관람하다 북한팀이 공격할 때에는 환호성을 지르는 등 나름대로 적극적인 응원전을 펼쳤다.
장신 스트라이커 박성관을 앞세워 3-5-2 전형으로 나선 북한은 2분께 김영준의 중거리포로 포문을 열며 경기를 압도했지만 골 결정력과 세밀한 패스워크 부족으로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한성철의 벼락슛이 골키퍼 선방에 걸린 북한은 오히려 3분 뒤 역습을 허용하며 선취골을 내주었다.
원정 경기임을 감안해 ‘선수비 후역습’ 전략으로 나선 바레인은 7분께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던 알리 아메드가 달려 들며 헤딩슛, 골네트를 흔들었다. 북한의 강공에 역습으로 맞서던 바레인은 36분께 북한의 패스를 차단, 알리 아메드가 단독 찬스를 맞았으나 슛이 골대를 비껴갔다.
북한은 전반 내내 볼 점유율에서 8대 2로 압도하며 13개의 슛을 난사했으나 골과는 거리가 멀었다. 북한은 강점인 강한 정신력과 체력을 바탕으로 스피드 있는 경기를 펼쳤으나 중거리슛 위주의 단조로운 공격패턴과 일본전에서도 드러났던 수비불안이 겹쳐 효율적인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남성철과 한성철의 좌우 측면 돌파에 이은 장신 스트라이커 박성관이 해결하는 공격 패턴은 크로스의 정확도가 떨어져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후반 들어 반격에 나선 북한은 4분께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으나 무산됐다. 남성철이 골지역 왼쪽에서 슛한 볼을 GK 알리 후세인이 쳐내자 김영준이 달려 들며 가슴 트래핑으로 밀어 넣었으나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다급해진 북한의 파상 공세를 탄탄한 수비로 막아내던 바레인은 13분께 추가골을 잡아냈다.
바레인의 후바일이 오른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알리 아메드가 달려들며 오른발로 가볍게 차넣은 것. 총공세에 나선 북한은 17분께 한성철이 오른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박성관이 골지역 왼쪽에서 방아 찧기 헤딩으로 한 골을 만회하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북한은 이후 강철 체력을 앞세워 바레인 문전을 계속 두드렸으나 김영수의 헤딩이 골대를 벗어나는 등 여러 차례 결정적 찬스를 살리지 못하며 동점골을 잡아내는데 실패, 무릎을 꿇었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