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땅콩’ 김미현(28·KTF)이 부활의 샷을 날리며 한국인 세번째 미국 여자프로골프협회(LPGA) ‘메이저퀸’ 등극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관심을 끈 한일 10대 골퍼간 정면대결에선 ‘천재소녀’ 미셸위(16·한국명 위성미)가 일본의 골프스타 미야자토 아이(20)에 완승을 거뒀다.
김미현은 25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의 미션힐스골프장(파72·6,460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총상금 180만달러) 첫날 버디 4개에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로 카렌 스터플스(잉글랜드) 등과 함께 공동선두로 나섰다.
김미현은 사실 이 대회에서 생애 최대의 모험을 걸었다. 김미현은 지난 동계 훈련 동안 특유의 오버 스윙을 컴팩트한 스윙으로 바꿔왔다. 하지만 결과는 뜻 밖이었다. 올 시즌 출전한 3차례 대회에서 컴팩트 스윙을 시도했지만 받아 든 성적표는 초라할 뿐이었다. SBS오픈 공동54위, 마스터카드클래식 공동19위, 세이프웨이인터내셔널 공동49위.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던 2003년의 악몽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결국 고민 끝에 김미현은 대회 직전 과거 스윙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아무리 좋은 스윙이라도 자신에게 맞지 않으면 백해무익하다는 점을 절감한 것. 또 드라이버와 퍼터도 바꿨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15년 이상 몸에 익은 예전 스윙이 방향성과 비거리 등에서 고친 스윙보다 좋았다. 빨랫줄같은 드라이버샷은 페어웨이에 잇따라 떨어지며 동반 선수들을 능가했다.
김미현은 인터뷰에서 "사흘 뒤 챔피언의 연못에 빠지겠다"며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한편 ‘미니 한일전’으로 관심을 끌었던 미셸 위와 미야자토의 맞대결에서 미셸 위가 활짝 웃었다. 미셸위가 버디 3개, 보기 1개로 2언더파 70타를 쳐 공동4위에 오르며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오른 반면 동반 라운드를 펼친 미야자토는 보기만 3개를 범하며 3오버파 75타로 공동43위에 그쳤다.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2언더파 70타로 올 들어 3개 대회 연속우승과 시즌 4개 메이저대회 석권이라는 대기록을 향해 순항했다.
박지은(26·나이키골프)은 1오버파 73타로 공동21위에 그쳤고 박세리(28·CJ)는 5오버파 77타로 컷 통과마저 여의치 않은 상황이 됐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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