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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막당사 1주년 맞아 '천막'서 회의/ "천막정신으로 잘해왔다" 한나라 자화자찬…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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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막당사 1주년 맞아 '천막'서 회의/ "천막정신으로 잘해왔다" 한나라 자화자찬…글쎄?

입력
2005.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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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24일 서울 염창동 당사 주차장에 있는 천막당사 기념관인 ‘초심의 공간’에서 상임운영위를 열었다.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탄핵 후 폭풍 속에서 불법 대선자금 수수에 대한 속죄의 뜻으로 여의도에 천막당사를 세운 지 1주년을 맞아서다.

당시 대표실로 쓰이던 컨테이너에 차려진 기념관엔 ‘천막정신 초심으로’라는 플래카드가 걸렸다.

박근혜 대표는 "그 때만큼 국민에게 다가가기 위해 피나게 노력한 적이 없다"며 "한나라당은 1년 동안 재정과 인사, 공천의 투명성을 보장했고, 의원 한분 한분의 소신을 수렴해 당론을 결정하는 민주 정당으로 거듭났다"고 평가했다. 김무성 사무총장도 "겸손하고 깨끗하게 잘 해왔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말 한나라당이 잘 해 왔는지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리는 게 현실이다. 국회운영 등 정치는 차치하더라도 당시 내걸었던 대국민 약속을 제대로 지켰느냐 조차 논란을 부르고 있다.

박 대표가 천막당사 시절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바닥에서 다시 시작한다"며 발표한 공약 중 일부는 이런저런 이유로 지켜지지 않았다. 국회의원과 고위공직자의 재산 백지신탁제는 지난해 8월 국회에 법안이 제출됐으나 여야간 이견차로 장기계류 상태이고, 천안 연수원 헌납도 뚜렷한 이유없이 계속 미뤄졌다.

박 대표는 이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을 의식한 듯 이날 회의에서 "백지신탁제는 4월 국회 통과에 최선을 다할 것이고, 연수원은 ‘한나라당 연수원 국민 분납추진위’를 구성, 매각한 뒤 장학재단을 세우거나 국립치매센터 등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그러면서 "부패와 비리 연루 의원의 당원권 정지와 영구 출당 조치 및 방탄국회를 열지 않겠다는 약속은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선거법 위반, 직무 관련 비리에 대해 체포 영장이 발부되면 불체포특권이 적용되지 못하게 하겠다"는 공약은 지난해 박창달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을 주도하면서 깨졌다. "국민 속의 정당을 만들겠다", "국민 여론과 동떨어진 당 운영을 반성한다"는 언급도 그 동안 숱한 시행착오 속에 묻혔다.

한 고위 당직자는 "천막정신을 이벤트로만 보여주려 했고, 공약을 당헌당규나 정강정책에 반영하는 등 꾸준한 노력 보다는 박 대표 개인 의지에만 의존해 실천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날 일부 의원들 사이엔 "천막정신이 안방정신으로 전락했다", "죽다 살아나서 배에 기름이 끼는 것 아닌가"라는 비아냥이 흘러 나왔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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