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 미니(MINI)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 미니(MINI)

입력
2005.03.25 00:00
0 0

최근 국내 판매를 시작한 BMW그룹의 고급소형차 ‘미니(MINI)’가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다. 시판 며칠 만에 예약이 쇄도, 인도받으려면 2개월 이상 기다려야 할 정도다. 지금 추세라면 한국시장 배정물량 400대로는 모자라 본사에 증량을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일본에서만 1만2,000여대가 팔렸고 전세계적인 공급부족현상으로 미국시장에서는 신차보다 중고차 값이 더 비싼 기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에 있는 공장을 풀 가동 중인데도 공급이 달리고 있으며 2007년에야 20% 정도 증산할 수 있다고 한다.

■ 크기는 우리의 경차와 비슷하고 가격은 국산 중대형 승용차 값인 3,000만원대인 데도 왜 이처럼 인기가 치솟고 있을까. 디자인과 성능 때문이다. 클래식하면서도 앙증맞은 파격적 디자인과 작은 차체에 비해 넓고 편리한 실내공간, 탁월한 주행성능이 전세계적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한 비결이다. 미니스커트도 패션디자이너 메리 콴트가 이 차의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70여개국에서 18만4,000여대가 팔렸고 올해 생산물량도 모두 예약 완료된 상태라고 한다.

■ 미니는 1959년 영국 로버사에서 태어났다. 석유파동으로 전 세계가 소형차 개발에 열을 올릴 때, 천재 디자이너이자 엔지니어인 알렉 이시고니스 경이 개발했다. 1964년 레이싱카 설계가 존 쿠퍼가 미니를 튜닝, 몬테카를로 랠리에서 세 차례 우승하면서 명차로 인정받았다. 우리에겐 TV코미디 ‘미스터 빈’과 영화 ‘이탈리안 잡’ 등으로 익숙해진 미니는 2000년도 130개국의 저널리스트가 뽑은 ‘세기의 유럽차’에 선정된 바 있다. 폭스바겐의 비틀이 단일모델 최다 판매기록을 보유했다면 미니는 단일모델 최장수를 기록 중이다.

■ 명성과는 달리 미니의 운명은 좀 기구했다. 미니와 4륜구동차 랜드로버 등을 생산해 온 로버그룹은 1994년 BMW에 인수된다. 다시 랜드로버는 포드에 넘어가고, 로버그룹도 미니만 빼고 매각돼 MG로버그룹이 된다. BMW에 남은 미니는 2001년 프리미엄 브랜드로 다시 태어났다. 미니는 제2의 전성기를 맞는데 친정인 MG로버는 경영난 끝에 매각수순을 밟는 중이다. 인수자는 다름아닌 쌍용자동차를 인수한 중국 상하이자동차다. GM의 위기와 겹쳐 자동차 세계의 정글전을 보는 듯하다.

방민준 논설위원실장 mjb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