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병을 이기는 밥상] (11) 뇌졸중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병을 이기는 밥상] (11) 뇌졸중

입력
2005.03.25 00:00
0 0

병원 복도에서 자주 마주치던 노부부가 있었습니다. 구슬땀을 흘리며 열심히 걸으려고 하지만 자꾸 균형을 잃고 기울어지고 벽쪽으로 가게 되는 할아버지와 옆에서 똑바로 걸으라고 독려하면서 할아버지보다 더 많은 땀을 흘리며 한발한발 움직이는 할머니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뇌졸중 후에 재활치료를 받는 노부부 모습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그래도 할아버지 곁에 할머니가 계시니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그럼에도 부부의 정으로 예방을 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곤 했습니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터지거나 막혀서 산소와 영양소의 공급이 부족해 반신마비, 언어장애, 시야장애, 걸음걸이 이상, 어지럼증, 메스꺼움,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움, 치매, 식물인간상태 등의 증상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뇌졸중의 증상이 발생하면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응급 치료할 수 있는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또한 모든 질병이 그렇겠지만 뇌졸중은 예방할 수 있고, 재발 방지가 중요합니다. 뇌졸중 위험인자는 가족력, 남성, 고령 등과 같이 개선할 수 없는 위험인자도 있지만 고혈압, 흡연, 고지혈증, 운동부족, 과음, 당뇨병, 비만, 심장병 등과 같이 생활습관을 개선함으로써 예방할 수 있는 위험인자가 대부분입니다.

10년 전에 고혈압으로 진단 받아 고혈압 약을 복용하던 중 왼쪽 반신 허약과 구음장애로 입원해 뇌졸중을 진단 받은 환자가 있었습니다. 고혈압 위험인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젓갈과 장아찌 같은 짜고 매운 음식을 즐겼으며, 사골국을 자주 섭취했습니다. 이 환자는 다행히 뇌졸중 증상을 빨리 치료해 회복되었습니다. 재발방지를 위해 고혈압 조절을 위한 저염식을 하도록 젓갈류는 줄이시고 장아찌류는 생채소로 바꿔 먹도록 권했습니다. 그리고 즐기는 사골국은 횟수를 줄이고, 먹을 때는 소금으로 간을 하기 전에 파, 양파, 후추 등 양념으로 맛을 낸 후 소금은 아주 소량만 넣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혈액 응고를 방지하기 위한 항응고제를 복용하게 되므로 항응고제 효과를 저해할 수 있는 비타민K를 너무 섭취하시지 않아야 합니다. 비타민K가 많은 식품은 시금치, 부추, 근대, 순무, 냉이, 쑥, 갓김치, 케일, 파슬리 등의 채소류와 식용유, 카놀라유 등이므로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식품을 한꺼번에 많이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비타민K 이외에도 비타민E, 비타민A, 비타민C와 알코올 등도 지나치게 복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5년 전 당뇨병을 진단 받아 혈당강하제를 복용하던 환자가 어지럼증, 왼쪽 편마비, 연하곤란으로 입원해 뇌졸중을 진단받았습니다. 표준체중비가 130.2%인 비만 이었으며, 감자·고구마·떡 등의 곡류군을 좋아했으며, 청국장·된장찌개·젓갈·장아찌·라면을 즐겼습니다. 불규칙하게 식사할 뿐만 아니라 폭식하는 소나기밥을 먹고 있었고, 너무 급하게 먹는 습관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 환자는 체중조절을 위한 적당한 식사량과 균형있고 규칙적인 식사를 통해 당뇨병을 조절하면서 저염식과 저지방식, 항응고제를 위한 비타민K 조절식을 통해 뇌졸중이 재발하지 않도록 교육했습니다.

최근에는 젊은 연령에서도 뇌졸중의 발생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젊은 환자들은 식사요법을 잘 이해하는 편이지만 실천하지 못해 재발해 다시 병원을 찾으며 후회하는 경우를 간혹 봅니다. 뇌졸중의 가벼운 경고신호를 느꼈을 때나 뇌졸중 위험인자를 갖고 있을 때는 저염식과 체중조절, 저지방식사, 저콜레스테롤식 등을 철저히 지속적으로 지켜 뇌졸중을 예방하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하는 소박한 소망을 가져 봅니다.

조영연 삼성서울병원 영양파트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