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사진) 서울시장은 24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글을 통해 "대통령이 추진하는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은 오직 정치적 계산에서 나온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 시장은 서울시 홈페이지에 올린 ‘행정수도에 대해 저 이명박이 말씀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노 대통령이 22일 발표한 대국민 공개 서한 ‘행정수도 건설을 결심하게 된 사연’에 대해 A4 용지 11장 분량으로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시장은 그 동안 수도 이전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혀왔으나 대통령에 대해 이처럼 강도높게 비판한 것은 처음이다.
이 시장은 이 글에서 "대통령께서 ‘수도이전 공약으로 재미 좀 봤다’ ‘한나라당에서도 재미 좀 보라’는 등의 발언을 하는 것을 볼 때 수도 이전을 오직 정치적 계산에서 추진하는 것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이 해양수산부장관 재직시 해수부를 부산으로 이전하는 것에 대해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며 반대했던 발언을 소개한 이 시장은 "사정이 달라지지 않았는데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것이 문제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 시장은 또 "정부·여당이 내놓은 수도권 후속대책은 서울시가 이미 계획했거나 추진하는 사업을 자신들이 새롭게 수립한 것인 양 발표한 것으로 명백한 표절"이라고 주장하고 정부의 수도권발전대책협의회에 참여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이 시장은 "정부·여당이 성난 민심을 의식해 수도권 후속대책을 쏟아내고 있다"며 "수도 분할로 충청권 주민을 현혹하더니 이제는 선거를 앞두고 수도권 주민을 현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 글을 공개한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글을 읽은 후 수도 이전 찬성에 대한 의견이 있으면 반대 의견도 있다는 것을 국민에게 알려주는 게 좋을 것 같아 직접 메모한 것을 정리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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