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 한복판에 작은 정원이 생겼다. 정식 개관을 하루 앞두고 24일 우수(VIP) 고객을 대상으로 모습을 드러낸 롯데백화점 명품관 에비뉴엘은 호화 명품 브랜드가 소비자들의 숨을 조이는 쇼핑 공간이라기보다는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도심속의 숲’이라 할만 했다. 이날 3차례로 나뉘어 초청된 VIP 고객은 약 1,000명. 이들에게는 열쇠가 하나씩 쥐어졌다.백화점 곳곳에 있는 보물함 120개에 열쇠를 꽂아서 열리면 안에 든 가방 지갑 시계 의류교환권 등을 가져가는 이벤트다.
1층은 명품 중 가장 인지도가 높은 루이비통, 샤넬, 까르띠에, 불가리 등 4대 브랜드가 차지했다. 하지만 아쉽다. 루이비통과 까르띠에는 아직 공사중이었다. 에비뉴엘 관계자는 "루이비통이 의류부터 잡화, 액세서리까지 풀 라인을 선보이는 곳은 에비뉴엘뿐"이라고 자랑했지만 5월에나 볼 수 있다.
2층은 전체가 반 클리프 아펠, 쇼메, 피아제, 편집매장인 크로노다임 등 시계 보석 매장이다. 3층은 아이그너 발리 테스토니 버버리 등 어덜트 의류와 잡화이고 4,5층으로 올라갈수록 앞선 트렌드를 추구하는 젊은 패션리더를 위한 브랜드들이 자리잡았다. 전반적으로 남성복 브랜드는 찾아보기 어렵고 시계 보석이 강하다.
브랜드 구성보다 더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쇼핑 공간 곳곳에 설치된 재미난 공간들이다. 2층 ‘더 갤러리’에는 개관 작가인 후지시로 세이지의 그림 한 폭과 의자 4개가 놓였다. 3층에는 대나무가 빽빽하게 심어진 실내 정원이 있다. 9층 레스토랑에 딸린 야외 정원은 가장 매력적이다. 흐르는 물 위를 돌다리처럼 건너 정자로 들어가는 구조로 마친 일본식 정원을 떠올리게 한다. 모닥불을 피울 수 있는 장치와 소나무 아래 소파들은 여름밤 야외 모임을 갖기에 그만이다.
24일 오후 7시에 이 곳에서 롯데백화점 임직원과 연예인 등이 참석하는 오픈 파티도 열렸다.
물론 에비뉴엘의 주 고객은 제한된 회원들이다. 우량회원(900명)용 MVG라운지는 20여석의 소파 주변에 책들이 꽂힌 30평의 안락한 거실 같았고, 단 100명의 초우량고객(VVIP) 전용 라운지는 개인별 와인 보관함과 피팅룸이 딸려 있다.
‘백화점 속 호텔’인 셈이다. 명품팀 하성동 과장은 "회원 커뮤니티를 형성해 기부 자선활동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매장면적 5,200평, 연매출 목표 1,500억원의 에비뉴엘이 개관함으로써 롯데백화점은 본점부터 영플라자까지 2만5,000여평의 ‘롯데타운’을 서울 소공동에 형성한 셈이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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