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은 예술입니다.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종합예술로 패션을 이끌어가는 것이 앙드레 김 패션의 철학이자 모토입니다."
전세계가 패션은 비즈니스라고 외치는 시대에 혼자 굳세게 패션예술론을 주창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쏟아질 법 하건만 패션계는 ‘앙드레 김이니까’ 그럴 수 있다고 수긍한다. 앙드레 김이라는 이름이 한국패션계에서 갖는 무게와 상징성이 그 힘이다.
23일 오후 3시 중국 상하이시 상하이마트에서 열린 앙드레 김 패션쇼는 올해 고희를 맞은 대 디자이너의 지칠 줄 모르는 패션열정을 확인시킨 자리였다. 한국섬유패션산업의 중국진출 교두보 역할을 자임하는 ‘2005 프리뷰 인 상하이-대한민국섬유패션대전’ 개막행사로 마련된 무대에서 앙드레 김은 특유의 드라마화법을 통해 ‘판타스틱’하고 ‘엘레강스’한 그만의 예술을 펼쳐보였다.
경세호 한국섬유산업연합회장, 조환익 산업자원부 차관, 원대연 한국패션협회장 등 한국측 VIP와 황관총 상해시 정치협상위원회 부주석, 서건민 상해시 대외경제무역위원회 부비서장 등 중국측 인사 외 800여 명의 관객이 자리한 가운데 패션쇼는 한류스타 김소연과 정준호를 투톱으로 내세워 사랑하는 연인의 애틋한 이별과 만남을 형상화했다. 반짝이가 눈꽃처럼 공중을 떠다니는 가운데 봄시즌을 인식한 화사한 라이트그린과 블루, 연한 복숭아색의 이브닝드레스들이 선보였고 중국관객을 겨냥한 진시황 무덤의 토용, 불상 등을 프린트한 오리엔탈 느낌의 선드레스들도 눈길을 끌었다. 모델들은 가느다란 어깨 끈에 의지한 섹시한 이브닝드레스 차림에도 옷 색상에 맞춰 스타킹을 신었다.
두 스타가 연인 연기를 선보일 때마다 100여 명 중국 기자단의 카메라 플래시가 작렬, 한류의 건재를 엿보게 했다.
이날 패션쇼를 참관한 이혜영 주상하이 대한민국 총영사 부인은 "상하이에서는 한국 패션이 일본 옷에 비해 훨씬 아시아적 감성에 잘 맞고 다채롭다는 평가를 받는다"면서 "앙드레 김의 쇼가 굉장히 역동적이고 드라마틱하다"고 찬사를 보냈다.
한편 올해로 3회째를 맞는 프리뷰인상하이는 섬유 어패럴 업체 총 125개 사가 참가, 310개 부스를 통해 중국시장 진출을 타진했다. 지난해에 비해 다소 규모는 축소됐지만 행사를 통해 올해 30개 국내 브랜드가 중국진출에 성공할 것으로 점쳐지는 등 사뭇 활기가 넘쳤다. 행사는 25일 폐막한다.
상하이=이성희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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