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외국인 쉼없는 "팔자" 언제까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외국인 쉼없는 "팔자" 언제까지…

입력
2005.03.24 00:00
0 0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2일(현지시간) 공격적 금리인상을 시사함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이탈이 더 가속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실제로 23일 외국인들은 15일째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이 때문에 종합주가지수는 13.60포인트(1.39%), 코스닥지수는 7.77포인트(1.69%)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최근까지 FOMC 회의가 끝나 금리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증시의 먹구름도 걷힐 것이라는 낙관론을 견지해 왔다. 물론 연방기금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고 ‘신중한 속도(measured pace)’라는 문구를 그대로 놔둔 것은 시장 전망에 부합한 것이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을 강하게 표출,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임을 예고했기 때문에 증시 불안감이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향후 전망은 더욱 암울하다. 금융 전문가들은 현재 2.5%인 미국 연방기금 금리가 연말에 4%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수년간 지속된 미국의 저금리로 풍부해진 글로벌 유동성이 미국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동부증권 장화탁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가속화할 경우 ▦모기지론 금리인상에 따른 부동산 버블 붕괴 ▦미국의 소비 둔화 ▦안전자산 선호 현상 확산 ▦기업실적에 부정적 영향 ▦유동성 위축 등의 악재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미 주식시장은 ‘우려’ 수준이 아닌 ‘공포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글로벌 유동성의 위축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시장 증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SK증권 이지훈 연구원은 "미국의 공격적 금리인상 가능성 시사로 현재의 지수 조정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매수 시점을 늦추고 추가 조정에 대비하라"고 조언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도 "미국 증시의 주요 지지선이 무너짐에 따라 세계 증시의 조정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외국인들은 이날 국내 증시에서 1,000억원 가량을 순수히 팔아 치워 15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계속했다. 선물도 6,000계약 이상을 순매도, 최근의 ‘현물 매도-선물 매수’ 경향까지 포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신경제연구소 성진경 연구원은 "지난해 외국인이 4월, 10월, 11월 등 세 차례 10일 연속 순매도를 했다"며 "이 중 첫 번째 국면인 4월 27일부터 5월 11일까지의 순매도 기간이 현재와 가장 유사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의 이탈은 표면적으로 ‘중국의 긴축정책 전환’ 때문이었지만, 일시적 달러 강세에 따른 신흥시장에서의 자금 이탈도 하나의 원인이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외국인의 순매도 기조에도 불구하고 국내 투자자에 의한 ‘증시 체력’이 비교적 튼튼한 편이어서 조정 국면이 장기화하진 않을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성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에도 외국인의 순매도 공세가 17일 동안 이어졌으나 시중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며 상승 추세를 유지해 왔다"면서 "국내 증시의 전반적인 수요 기반이 확대돼 지난해 4월과 같은 급락 장세가 재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교보증권 박석현 연구원도 "미국의 공격적 금리인상 우려로 증시가 이미 조정을 많이 받은 만큼 추가 급락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