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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이 지갑 연다/ 수입차·최고급 위스키 등 판매물량 모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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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이 지갑 연다/ 수입차·최고급 위스키 등 판매물량 모자라

입력
2005.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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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그룹코리아 김효준 사장은 최근 독일 BMW그룹 본사를 방문, 프리미엄 소형 승용차 ‘미니’ 를 한국에 더 배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출시 한 달도 안돼 올해 목표량 500대의 절반인 250대나 팔렸기 때문이다. ‘미니’는 배기량이 1,600㏄지만 판매가는 현대차 에쿠스(3,900만~7,000만원)에 가까운 3,800만원(미니 쿠퍼 S 기준)이다.

BMW그룹 본사는 결국 우리나라에 200대의 ‘미니’를 추가 배정했다. BMW그룹코리아 관계자는 "‘미니’는 젊은 층에 인기가 많다는 점에서 경기 회복세가 고소득 젊은 층에게 확산되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부자들이 지갑을 여는 조짐이 여러 군데서 감지되고 있다. 초고가 수입차가 없어서 못 팔 정도인데다 수 백만원짜리 최고급 위스키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세계적인 종합 주류 업체 페르노 리카 그룹이 10일 출시한 시가 170만원 짜리 스카치 위스키 ‘로얄 살루트 38년’에 대한 문의 전화는 하루 50통 이상 이어지고 있다. 롯데백화점 판매분은 이미 30%가 주인을 찾았다. 이에 자극 받은 다른 주류 수입업체들이 시가 1,000만~2,000만원의 최고급 위스키를 들여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을 정도다.

일부 초고가 수입차는 물량이 모자라 판매가 어려운 판이다. 지난달말 출시된 메르세데스-벤츠 ‘CLS’(판매가 1억850만원)는 극소수의 귀빈마케팅을 통해 이미 200대를 넘는 차를 팔았다.

아우디 코리아가 6일 출시한 배기량 6,000㏄, 판매가 2억3,500만원의 ‘A8 6.0 12-실린더’는 초기 물량 25대가 2주만에 모두 판매됐다.

고소득층 소비 증가는 통계상으로도 확인되고 있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88.7까지 추락했던 고소득층(월 수입 400만원 이상)의 소비자 기대지수가 지난해 12월 93.1과 올 1월 99.0에 이어 지난달 107.5까지 급등했다.

비씨카드가 최우수 등급 고객에게 발급하는 플래티늄 카드 소지자들의 국내 신용판매 사용액도 지난해 2월 1,071억원에서 올해 2월 1,365억원으로 27%나 증가했다.

지난해 1월과 올해 1월을 비교하면 1,181억원에서 1,455억원으로 늘었다. 회원수가 증가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고소득층 소비 증가 신호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고소득층 소비 증가가 중산층의 소비를 끌어 올린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경기회복기였던 1998년 말과 1999년 초 고소득층의 소비지출 감소폭이 둔화한 뒤 중간 소득층과 저소득층 소비가 늘어난 예가 있다.

LG경제연구원 김기범 연구원은 " 고소득층의 소비는 전체 소비 증가의 선행지표가 된다는 점에서 주목할 현상"이라며 "그러나 초고가 수입차 및 명품의 판매 증가는 서울 강남권에서만 나타나고 있고 자영업 및 임대소득 등은 감소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반적인 경기 회복세를 단언하긴 아직 힘든 실정"이라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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