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가 워낙 강했던 이유일 것이다. 이번에도 무언가 강하고 세고 힘찰 것이라 예상했더니 어찌 된 일인지, BMK(본명 김현정·32) 2집의 타이틀곡은 보드랍고 살랑거린다. ‘꽃피는 봄이 오면’. 제목처럼 마음을 쏙 흔드는 노래다. 봄이 오면 사랑도 같이 돌아올 거라는 기대만큼이나 커다란 상심은 BMK의 목소리를 따라, 무심하게 화려한 봄과 아무 상관없이 슬프고 처연하게 귀를 울린다. 인기 척도라 할 수 있는 컬러링 순위에 벌써 수위로 올라 있는 곡이다.
부드러워진 이유를 물었더니, "여유가 생겼으니까"라고 솔직하게 말한다. 1집의 성공 덕이다. "사람들이 이제는 ‘BMK는 노래하는 사람이구나’ 정도는 알잖아요. 사람들이 내 이야기를 들어 줄 여유가 생겼으니까요." 김진표의 ‘아직 못다한 이야기’ 리쌍의 ‘인생은 아름다워’, 1집 대표곡 ‘떠나버려’ 등으로 가창력에 있어서는 이미 인정을 받았다. "그 때는 일단 강하게 어필했어야 했었으니까요. 이제는 좀 차분해져도 좋죠."
수많은 무대를 통해 ‘BMK는 라이브 가수’라는 이미지를 확실히 심어 줬지만, 때로는 그 이미지가 부담된다고 털어 놓는다. "자동판매기처럼 ‘꾹’ 누르면 노래가 ‘탁’ 나온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원래 하던 노래인데, 뭐가 걱정이냐고도 하잖아요. 라디오나 공개방송…어디에서나 라이브로 노래해야 하니까요. 늘 긴장하고 컨디션 조절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더라구요."
컨디션 조절이 항상 문제다. 시간이 나면 잠보다는 영화를 택한다. "심야영화 보며 울고 웃으면서 감정을 다잡죠." 특히 최근 ‘밀리언달러 베이비’를 보고는 너무도 많이 울었다. "눈만 뜨면 연습하던 옛날 제 모습이 생각나서요. 특히, 밤에 체육관에 혼자 연습하는 여주인공 그 모습은, 완전히 저예요. 재즈아카데미 다니던 시절, 저도 쫓아내는 경비아저씨 졸라 밤새 남아 연습하곤 했거든요.""
BMK에 대한 지금의 관심과 찬사는, 그 때 그 노력의 결과물일 것이다. 그녀의 2집 준비소식을 듣고 많은 작곡가들이 경쟁적으로 그녀에게 곡을 건넨 것만 봐도 그녀는 복 많은 가수다. 타이틀 곡은 테이의 ‘사랑은 하나다’, 조성모의 ‘눈물이 나요’ 등을 작곡한 황세준의 곡이다. 신인 작곡가 고영환이 쓴, 강력한 타이틀 곡 후보이기도 했던 ‘Real Life’도 흥겹고 마음에 드는 곡이라고 소개한다. "무엇보다도 2집의 개인적인 의미는 영혼의 친구라고 생각하는 동료들과 힘을 합쳤다는 거에요. 감격스럽죠." 리쌍의 개리, 타이거 JK, 윤미래 등이 BMK와 함께 노래 했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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