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라기 보다는 연속극에 가까운 한국 미니시리즈는 과연 짧아 질 수 있을까?
KBS가 2006년 초 방영을 목표로 4~8부짜리 미니시리즈 드라마를 기획하고 있다. 김현준 KBS 드라마 1팀장은 "100% 사전 제작을 통해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고 멜로 위주의 드라마 소재 편중 현상에서 벗어나 사회적 아젠다를 건드릴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4부에서 8부까지의 기존 미니시리즈 보다 짧은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미니시리즈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시도다. 한국 미니시리즈는 기본이 16회에 인기가 있으면 18회에서 20회까지 연장된다. 미국이나 일본의 미니시리즈가 대개 8부작 안팎에서 끝나는 것과 대조적이다. 게다가 1990년대 초 55분이던 미니시리즈 1회 방송 시간은 70분으로 늘었다.
늘어난 내용을 소화하기 위해서 미니시리즈는 늘리기와 각종 곁가지 이야기 끼워넣기 등이 불가피해졌다. 연속극에 비해 빠른 이야기 전개과 압축성이 미덕인 미니시리즈의 장르적 특성을 잃어버리게 됐을 뿐 아니라 작품 자체의 완결성도 떨어지게 된 것. 시청률을 의식한 소재편중주의가 미니시리즈 전반을 지배하게 된 것도 문제점이다. 미니시리즈의 호흡이 늘어 남에 따라 이를 편성하는 방송사의 부담이 커지면서 새로운 형식이나 내용을 선보일 수 있는 가능성이 줄고 있다.
이 같은 부작용 노출과 더불어 스타 캐스팅이 점점 어려워지고 제작비 부담이 늘고 있는 상황이 맞물리면서 KBS는 ‘미니시리즈 줄이기 작업’을 수 년 전부터 검토해왔다. 그러나 KBS의 이 같은 계획이 현실화 될지, 또 성공을 거둘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횟수를 줄일 경우 미니시리즈의 상업성이 떨어지고, 타 방송사에 비해 경쟁력이 하락할 수 있기 때문. 시청자들이 짧아진 미니시리즈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지 여부도 관건이다.
한국방송작가협회 임동호 사무국장은 "새로운 형태의 미니시리즈를 통해서 다양한 소재의 실험이나 문학성 추구 등이 가능해 지고 완성도도 높아질 것 같다"며 "그러나 한국 방송가에서 전례가 없었던 만큼 그 반응은 예상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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